우리은행, 차기행장 공모 마감…이광구·이동건 양강 구도

입력 2017-01-11 11:38
수정 2017-01-11 11:41
우리은행, 차기행장 공모 마감…이광구·이동건 양강 구도

상업·한일 자존심 대결…제3의 인물 가능성도

(서울=연합뉴스) 박의래 기자 = 우리은행[000030] 차기 행장 선임을 위한 후보 공모가 11일 정오에 마감한다.

우리은행은 이날 오후 지원자 수와 후보자 명단을 공개할 예정이다.

이어 서류심사와 외부 전문기관 평판조회, 후보자 인터뷰 등의 일정을 진행할 계획이다.

금융권에서는 이르면 이달 말 늦어도 내달 중순에는 차기 행장 내정자가 결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

임원추천위원회(임추위)에서 선정된 차기 행장 내정자는 3월 주주총회를 거쳐 최종 결정된다.

우리은행 과점주주들이 추천한 사외이사로 구성된 임추위는 4일 우리은행 차기 행장 자격으로 최근 5년간 우리은행과 우리금융지주의 전·현직 부행장급(지주는 부사장급) 임원과 계열사 대표이사로 제한하기로 했다.

금융권에서는 차기 행장에 이광구 행장의 연임 가능성이 조금 앞서 있는 가운데 이동건 영업지원그룹장이 이 행장을 추격하는 구도로 보고 있다.

임추위는 차기 행장의 선정 기준으로 "재직 당시 업적과 경영능력, 리더십, 미래 비전, 윤리의식 등을 보겠다"고 말한 바 있다.

이 행장은 우리은행의 숙원사업이던 민영화를 이뤄내는데 1등 공신 역할을 했다.

이 행장은 2014년 말 행장에 취임하면서 ƈ년 안에 민영화를 하겠다'며 3년이었던 임기를 2년으로 줄였고, 취임 당시 다짐처럼 민영화를 이뤄냈다.

경영에서도 지난해 3분기까지 1조1천59억원의 순익을 올려 2015년 연간 당기 순익(1조754억원)을 이미 초과했다.

그러나 우리은행 내에서는 경영 스타일이 독선적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이 때문에 종종 수석부행장급인 그룹장들과 마찰이 생기기도 했다.

또 민영화와 단기 실적에 집중하느라 변화된 금융환경에 대응하기 위한 장기 성장전략 마련에 미흡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2014년 행장이 되는 과정에서 서금회(서강대 출신 금융인 모임) 출신이라는 점에서 논란이 있었던 점도 연임에 장애가 되는 점이다.

이 때문에 우리은행 내부에서는 이 그룹장도 만만치 않은 상대로 보고 있다.

이 그룹장은 이광구 행장 전임인 이순우 행장 시절 수석부행장을 역임해, 차기 행장 후보로 꾸준히 거론됐다.

인사, 영업점포 전략, 외환 등 은행 업무를 두루 알고 있어 민영화 이후 조직을 안정적으로 이끌 수 있는 인물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 우리은행의 모바일 은행인 위비뱅크와 위비마켓 등 모바일 플랫폼을 총괄했다는 점에서 미래 비전을 갖췄다는 평가다.

우리은행 내에서는 이순우 행장에 이어 이광구 행장까지 두 번 연속 상업은행 출신이 행장에 오르면서 이번에는 한일은행 출신이 행장에 올라야 한다는 내부 목소리도 나오고 있어, 한일은행 출신인 이 그룹장에게 힘이 실리고 있다.

상업은행과 한일은행이 합병해 생긴 우리은행에는 여전히 상업은행 출신과 한일은행 출신으로 나뉘어 보이지 않는 파벌이 형성돼 있다.

다만 이 행장과 비교해 업적 면에서 아무래도 성과가 부족하고, 현직 행장에 도전한다는 점에서도 핸디캡이 있다는 분석이다.

두 사람의 경쟁은 충청과 TK(대구경북)의 대결 구도로도 볼 수 있다.

이 행장은 충남 천안이 고향이고 천안고와 서강대 경영학과를 나왔다.

이 그룹장은 경북 출생으로 경북고와 영남대를 졸업한 대구경북(TK) 출신이다. 현 정부의 영남권 인사들과도 친분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두 후보 외에도 의외의 인물이 행장에 오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과점주주들과 이들이 추천한 사외이사들이 어떤 생각을 가졌는지 알기 어려운 상태여서 쉽게 전망하기 어렵다는 분위기다.

이 때문에 우리은행 출신 인사나 계열사 대표들의 도전도 주목된다.

퇴임한 인사들 가운데서는 김양진 전 수석부행장과 윤상구 전 부행장, 김승규 전 우리금융지주 부사장 등이 행장에 지원할 것으로 보인다.

또 김병효 우리프라이빗에쿼티 사장도 차기 행장에 도전장을 던진 것으로 알려졌다.

laecor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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