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인들 문체부 청사 앞 항의집회…"블랙리스트는 바로 당신"(종합)

입력 2017-01-11 15:23
수정 2017-01-11 15:53
예술인들 문체부 청사 앞 항의집회…"블랙리스트는 바로 당신"(종합)

서울서 '블랙리스트 버스'로 세종시行…내일 조윤선 장관 출근저지 투쟁



(세종·서울=연합뉴스) 이웅 권영전 기자 = 문화예술인들이 이른바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에 반발해 세종시 문화체육관광부 청사 앞에서 항의 집회를 했다.

예술인들은 11일 오후 정부세종청사 15동 문체부 정문 앞에서 블랙리스트 관련 의혹을 받는 조윤선 문체부 장관의 사퇴 등을 요구하며 집회를 벌였다.

이날 집회에는 지난해 11월부터 광화문광장에 '문화예술인 텐트촌'을 구성해 노숙 농성을 벌이는 예술인과 예술 전공 대학생 등 약 300명이 참가했다.

이들은 광화문에 설치했던 박근혜 대통령 등을 풍자한 조형물들을 이동시켜 설치한 뒤 가면을 쓰고 춤과 노래를 부르는 등 각종 퍼포먼스를 펼치기도 했다.

'조윤선 사퇴하라', '문화계 블랙리스트는 바로 당신' 등의 문구를 적은 피켓을 들고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앞서 이날 오전 10시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결의대회를 한 뒤 '박근혜퇴진과 시민정부 구성을 위한 예술행동위원회'가 준비한 '블랙리스트 버스' 3대에 나눠 타고 세종시로 이동했다.

이번 집회 지도부 중 한 명인 송형종 서울연극협회장은 "블랙리스트는 지원금 몇 푼을 받고 못 받고의 문제가 아니라 표현의 자유를 보장한 헌법을 훼손한 사건"이라고 지적했다.

송 회장은 자신을 포함한 서울연극협회 회원들도 선거에서 문재인, 박원순 후보를 지지했다는 이유로 블랙리스트에 올랐고, 이 때문에 37년간 이어온 서울연극제의 대관이 2015년과 2016년 2년째 중단되고 서울연극협회에 대한 정부 지원도 끊겼다고 주장했다.



집회 참가자들은 조 장관의 사퇴와 구속수사를 촉구하는 침묵 연좌시위와 내각 총사퇴를 요구하는 가두 행진도 이어갈 예정이다.

텐트를 치고 문화제와 단합대회, 노숙 농성을 한 뒤 12일 오전 9시 문체부로 출근하는 조 장관 등 공무원들의 출근을 막는 출근저지 투쟁도 벌일 계획이다.

조 장관은 지난 9일 국회 국정조사청문회에 출석해 "예술인 지원을 배제하는 명단은 있었던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며 블랙리스트의 존재를 사실상 인정했으나 "나는 그런 문서를 전혀 본 적이 없고 작성 경위와 전달 경위도 모른다"고 말했다.



abullapia@yna.co.kr, comm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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