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潘 귀국 D-1에 충청으로…중원서 대세론 굳히기

입력 2017-01-11 10:48
문재인, 潘 귀국 D-1에 충청으로…중원서 대세론 굳히기

위안부 희생자 묘소 참배하며 정부 비판…지지층 결집 시도

"충청 민심이 대선승리 바로미터" 중원민심 구애

(서울=연합뉴스) 임형섭 기자 =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는 유력한 대권 경쟁자인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의 귀국을 하루 앞둔 11일 '반풍(潘風·반기문 바람)'의 진원지이자 정치적 중원(中原)인 충청을 찾았다.

문 전 대표 측은 반 전 총장의 귀국과는 관계가 없는 일정이라고 설명했지만, 당 안팎에서는 대선의 향방을 가를 '중원 싸움'을 겨냥해 대세론 굳히기에 나선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특히 그동안 반 전 총장에 대해 직접적 평가를 자제하던 문 전 대표가 지난 8일에는 경북 경주를 찾아 "국민이 원하는 것은 정권교체인데, 반 전 총장이 (대통령이 되면) 정권교체는 아니지 않으냐"라고 하는 등 본격적인 견제에 나선 모습이어서 이날 충청행에 더욱 시선이 쏠렸다.

문 전 대표는 이날 오전 천안시 서북구의 '국립 망향의 동산'에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의 묘소를 참배했다.

이 자리에서 문 전 대표는 "한일 위안부 합의는 박근혜 대통령의 국정농단 가운데 이뤄졌다. 10억엔의 돈만 받았을 뿐 일본으로부터 공식 사죄도 받지 못했다"며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무효의 합의다. 새로 합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소녀상 문제에 대해서도 이면에 합의가 있는지 떳떳하게 밝혀야 한다"며 "국민을 속이고 있는 것 아닌지 의심이 든다"고 비판했다.

박근혜 정부에 선명하게 각을 세우고 정권교체의 중요성을 부각해 지지층을 결집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문 전 대표는 또 지역 원로를 방문한 후 재래시장을 찾아 주민들을 만나고, 오후에는 청주 충북도청을 찾아 지역 기자들과 간담회를 한다.

이 자리에서 문 전 대표는 "이제까지는 충청의 민심이 대선 승리의 바로미터였다"며 "국가권력의 사유화로 국가시스템을 붕괴시킨 세력을 심판하고 적폐 청산, 사회대개혁, 새로운 대한민국을 건설할 세력으로 정권을 교체하는데 충청이 나서달라"는 취지의 요청을 할 것이라고 문 전 대표 측은 설명했다.

간담회 후에는 청주 상공회의소 회장단과 간담회를 한다.

문 전 대표는 회장단에게 수도권의 경제력 집중을 해소하고 지역균형발전 이뤄내겠다는 약속을 내놓을 예정이다.

이후 충북도당 당원들과 간담회를 열어 조기대선 준비를 잘해달라고 격려하는 것으로 이날 충청 일정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특히 이 자리에서는 반 전 총장의 귀국 후 야권 지지층의 동요가 없도록 당원들이 힘써달라는 당부를 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문 전 대표 측은 "반 전 총장을 의식한 행보는 아니며, 전국을 순회하면서 국민을 만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 전 대표의 대변인격인 김경수 의원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반 전 총장과의 귀국과는 관계없이 적폐 청산을 통한 새로운 대한민국의 비전을 제시하는 활동과 시민들을 직접 만나 소통하는 활동에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hysu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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