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랴오닝호 항모전단, 대만해협 접근중…양안긴장 최고조(종합2보)
"대만해협 통과 10시간 소요"…美 항모 조우 가능성 작아져
中 외교차관, 대만해협 통과 확인… "양안 관계에 영향 없다"
(베이징·상하이·타이베이=연합뉴스) 정주호 홍제성 특파원·류정엽 통신원 = 남중국해에서 훈련 중이던 중국 항공모함 랴오닝(遼寧)호 전단이 11일 북상해 대만해협 인근으로 접근하고 있어 대만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대만 국방부는 랴오닝호 항모 전단이 남중국해 해역을 떠나 이날 오전 7시(이하 현지시간) 대만 남서쪽 방공식별구역으로 진입한 뒤 대만해협의 서북쪽으로 항행 중이라고 밝혔다.
랴오닝호는 전날 밤 11시께 남중국해에서도 둥사(東沙)군도 해역으로 북상 이동해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대만 국방부는 모항을 칭다오(靑島)에 둔 랴오닝호 항모전단의 복귀 예상 경로에 대해 "예의 주시 중"이라는 말 외에는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았다.
랴오닝호 함대가 180㎞ 길이의 대만해협을 통과하는데 10시간가량 소요될 것으로 대만군 전문가는 예상했다.
작년 말 서해에서 동중국해로 내려온 랴오닝호는 일본 오키나와와 대만 사이의 미야코(宮古) 해협을 통과해 서태평양으로 나간 뒤 다시 남하해 남중국해로 진출, 젠(殲)-15 함재기 이착륙 훈련 등을 벌였다.
중국 정부의 고위 당국자는 랴오닝호 전단의 대만해협 통과 사실을 확인하면서도 양안(兩岸·중국과 대만) 관계에는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란 논리를 폈다.
류전민(劉振民) 중국 외교부 부부장(차관)은 이날 자국의 '아태안전협력정책' 백서 발표 기자회견에서 "대만해협은 대륙과 대만이 공유하는 국제수로로, 랴오닝호가 훈련 과정에서 대만해협을 오간 것은 정상적인 것"이라며 "양안관계에는 그 어떤 영향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류 부부장은 이어 "사실 매년 이 시기가 되면 중국 해군은 근해 혹은 서태평양에서 정상적인 훈련을 펼쳐 왔다"며 이는 해군의 능력을 한층 더 단련시키기 위함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중국 해군 훈련은 안전하며 주변이나 어느 국가의 안보에도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며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강조했다.
중국의 이런 논리에도 랴오닝호 전단의 이번 순항 훈련은 동중국해, 남중국해 영유권 문제를 놓고 대립하는 미국·일본 등을 상대로 한 무력과시의 의미와 함께 대만독립 성향의 차이잉원(蔡英文) 정부에 대한 경고 성격이 짙은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대만은 차이 총통이 현재 미국을 경유, 중남미 순방길에 나선 사이에 랴오닝호 전단이 대만 부근으로 북상해옴에 따라 비상 상황에 돌입했다.
대만 공군은 해상초계기 P3C, 대만산 전투기 IDF와 F16 전투기를 긴급 발진시켰고 해군도 청쿵(成功)급 구축함 등을 급파해 경계태세를 강화하는 중이다.
대만군은 전날 저녁 랴오닝함의 움직임이 포착된 이후 비상경계 태세에 들어갔다.
펑스콴(馮世寬) 대만 국방부 장관이 현재 직접 지휘를 맡고 있다고 대만 언론은 전했다.
랴오닝호는 공식 취역전인 지난 2014년 1월 1일에도 대만해협을 통과한 적 있지만, 당시에는 함재기를 탑재하지 않는 등 전력화되지 않은 상태였다.
한편 랴오닝호 함대가 모항 복귀에 나섬에 따라 동태평양에서 파견돼오던 미국 항공모함 칼빈슨호 전단과 조우할 가능성은 작아졌다. 칼빈슨호는 동아시아 지역에 오는 20일께 도착할 것으로 예상된다.
jooh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