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국방장관 "北ICBM, 위협 안되면 격추까진 필요없어"

입력 2017-01-11 09:06
美국방장관 "北ICBM, 위협 안되면 격추까진 필요없어"

카터 국방장관 마지막 기자회견…"미사일 재고 아끼고 정보획득에 이득"

(서울=연합뉴스) 김남권 기자 = 애슈턴 카터 미국 국방장관이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 미국이나 동맹국을 위협하지 않는다면 요격까지 할 필요는 없다는 입장을 내놨다. '격추'에 방점을 찍은 이틀 전 강경발언에서 한발 물러난 발언이다.



10일(현지시간) AFP통신 등에 따르면 카터 장관은 이날 임기 마지막 기자회견에서 "(북한) 미사일이 위협적이면 요격하겠지만 위협을 하지 않는다면 우리가 반드시 요격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우선 요격 미사일 재고를 아끼고 다음으론 (북한 미사일의) 비행에서 정보를 얻을 수 있다는 점에서 (미국에) 더 이득이 될 수 있다"며 위협적이지 않은 상황에서 요격이 꼭 필요한 게 아니라는 발언의 이유를 설명했다.

로이터통신은 이 발언이 북 ICBM에 대한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의 강경 발언과는 대비된다며, 조지프 던포드 미군 합참의장도 카터 장관의 발언에 같은 입장이었다고 설명했다. 차기 '트럼프 정권'이 들어서면 물러나는 카터 장관과는 달리 던포드 합참의장은 합참의장직을 그대로 맡을 예정이다.

카터 장관은 지난 8일엔 북한이 ICBM으로 미국이나 동맹을 위협하면 격추할 것이라는 강경한 입장을 내놨다.

그는 당시 미 NBC방송의 '밋더프레스' 인터뷰에서 ICBM이 "우리를 위협한다면 또 우리 동맹이나 우방국 중 하나를 위협한다면 격추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당선인의 취임이 얼마 남지 않은 시점에서 북핵 문제는 한반도와 세계 안보 지형을 흔들 수 있는 문제로 다시 급부상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지난 2일 자신의 트위터에 "북한이 미국 일부 지역에 닿을 수 있는 핵무기 개발의 최종 단계에 이르렀다는 주장을 했다. 그런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의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올해 신년사에서 ICBM 시험발사가 마지막 단계에 이르렀다고 주장한 데 따른 반응이었다.

북핵 위협이 높아지는 시점에서 지난 9일 미국의 지상배치 요격미사일(GBI)로 북한 미사일을 격추하는 게 어려울 수 있다는 내용을 담은 미 국방부 보고서도 나와 시선을 끌었다.



kong7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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