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민주화' 조기대선 쟁점 부상…재벌개혁 최대 화두로
"정경유착, 최순실사태 재발 막자" 너도나도 경제개혁 이슈화
"먹고사는 문제가 표심 가른다" 인식에 증세·청년실업·일자리공약 수립
(서울=연합뉴스) 류지복 이광빈 기자 = 정치권이 사실상 조기대선 준비 체제로 돌입한 상황에서 '먹고사는 문제'의 핵심인 경제정책 기조를 둘러싼 여야 간 경쟁이 불붙기 시작했다.
이미 대선 잠룡들의 레이스가 시작된 야권은 박근혜 정부의 노선과 차별화한 경제정책을 하나씩 내놓으면서 정책경쟁에서 한 발 앞서 있는 형국이다.
범여권 역시 분당사태와 신당창당의 여파 속에서도 기존 경제정책을 재점검하고 새로운 보수정체성의 기치를 들어 새로운 대안과 해법을 모색하는데 적극 나서고 있다.
특히 Ƈ여3야(一與三野)'의 다당제 정치지형 속에서 각 당 간 협력과 견제의 방정식이 한층 복잡해짐에 따라 재벌개혁 등 경제민주화, 조세정책, 일자리 대책을 매개로 정책적으로 연대하는 합종연횡 움직임이 주목된다.
각 정당과 대선 주자들은 무엇보다도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로 인해 구시대의 적폐와 정경유착의 민낯이 그대로 드러났다는 판단에 따라 재벌개혁을 필두로 한 경제민주화 이슈 점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
제1당인 더불어민주당은 대선 주자까지 가세해 재벌개혁에 앞장서고 있다.
문재인 전 대표는 10일 "4대 재벌 개혁에 집중하겠다"며 재벌개혁 방안을 발표했고, 같은 당 이재명 성남시장도 이날 '한국형 뉴딜 성장정책'을 거론하며 재벌체제 해체를 주장했다.
국민의당은 재벌개혁과 정경유착 근절을 위한 관련법 개정을 우선 개혁과제로 분류하고 1월 임시국회 처리를 목표로 하고 있다.
새누리당에 분당한 바른정당은 '재벌개혁을 통한 새로운 성장전략 추구'를 정강정책에 명시하며 새누리당과의 차별화에 나선 가운데 야권과의 연대 가능성까지 열어놓고 있다.
인적 청산과 함께 '정책쇄신'을 환골탈태의 주된 방안으로 제시한 새누리당 역시 경제민주화 정책 개발에 적극적이다.
이현재 정책위의장은 이날 의원총회에서 "다소 소홀했다고 지적받는 대기업 정책, 속칭 재벌의 반칙과 불공정에 대해서 과감히 접근하겠다"며 "이를 통해 중소기업과 상생 발전하는 상생경제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새누리당은 전날 '재벌 저격수'로 불리는 한성대 김상조 교수를 초청한 가운데 집중투표제도 의무화와 대표소송제도 개편, 사외이사 선임제한 등 상법 개정안에 대한 정책 토론회를 열었다.
조세문제 역시 대선의 주요 의제로 다뤄질 가능성이 높지만 각 당의 셈법은 서로 엇갈리고 있다.
민주당과 국민의당이 양극화 해소를 위해 소득세와 법인세 인상 등 증세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지만, 새누리당과 바른정당은 법인세 인상이 오히려 경제 활력을 저해할 수 있다는 우려에 따라 신중론이 우세하다.
각 당과 대선주자들은 취업 시장의 최대 화두인 청년실업 해소와 일자리 창출을 위한 방안 마련에도 사활을 건 정책경쟁을 벌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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