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FTA성과 트럼프측에 전달해달라"…한미 고위급경제협의
트럼프 행정부 대중 강경통상정책 여파 미치지 않도록 협조도 부탁
(서울=연합뉴스) 이귀원 기자 = 보호무역주의 기치를 내건 도널드 트럼프 미국 차기 대통령 당선인이 일찌감치 통상압력에 시동을 건 가운데 우리 정부가 이임을 앞둔 버락 오바마 행정부와 제2차 한미 고위급 경제협의회를 현지시간으로 9일 미국 워싱턴DC에서 개최했다.
우리 정부가 이임을 불과 열흘 앞둔 오바마 행정부와 고위급 경제협의회를 가진 것은 북핵 등 안보 분야와 마찬가지로 경제·통상 문제에서도 한미간 호혜·협력 기조가 트럼프 행정부에서 지속되어야 한다는 메시지를 보내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TPP(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 폐기와 FTA(자유무역협정) 무용론을 강조해온 트럼프 당선인은 일본 도요타 자동차의 멕시코 공장 건설 계획에 대해 "막대한 국경세를 내야 할 것"이라고 위협하는 등 미국내 일자리 창출을 위한 압력 행사에 나선 모양새다.
이번 한미 고위급 경제협의회는 안총기 외교부 제2차관과 캐서린 노벨리 미 국무부 경제차관이 공동 주재했으며 이밖에 우리측에서는 외교부, 국토부, 해수부, 주미대사관 관계자 등이, 미측에서는 국무부, 상무부, 에너지부 관계자 등이 참석했다.
회의에서 양측은 한미 FTA에 대해 높은 수준의 규범 도입과 자유화를 실현한 협정으로서 상호 호혜적 성과를 도출하고 있다는 데 인식을 공유하고, 우리측은 이런 평가를 미국 차기 행정부에도 전달해줄 것을 당부했으며 미측은 이를 받아들였다고 외교부는 설명했다.
양측은 미국이 지속적으로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경제적으로 계속 관여해야 할 필요성을 공감하면서 TPP, RCEP(중국 주도의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 한중일 FTA, FTAAP(아시아태평양자유무역지대) 등에 대한 정보공유 등 전략적 협력과 소통을 지속하기로 했다.
안 차관은 최근 일각에서 제기되는 미국의 대중국 강경 통상정책 가능성에 대해 부정적 여파가 한국에 미치지 않도록 협조를 요청했고, 양측은 대중국 통상정책 등 아태지역 경제·통상정책에 대해 긴밀히 소통해 나가기로 했다고 외교부는 전했다.
우리측은 트럼프 신행정부의 1조 달러 인프라 투자 확대 정책과 관련, 양국간 협력 가능성에 관심을 표명하고 향후 협력 증진을 희망한다고 밝혔다.
양측은 또 개발협력, 우주 및 과학기술, 기후변화, 에너지, 북극 및 해양 등 양국간 경제협력의 외연을 확대하는 뉴프런티어 의제에 대해서도 그동안의 협력을 평가하고 협력 강화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양측은 트럼프 신행정부에서의 연속성을 염두에 둔 듯 고위급 경제협의회의 매년 정례적 개최를 추진하고 미국 신행정부 출범 이후 가급적 조속히 제3차 고위급 경제협의회를 개최할 수 있도록 노력하기로 했다.
한미 고위급 경제협의회는 2015년 한미 정상간 합의에 따라 외교 정책적 함의를 갖는 중요한 양자, 지역 및 글로벌 경제이슈에 대한 협력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설립됐으며 같은 해 11월 미국에서 1차 회의가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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