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은 멀리 난다"…짝 찾아 서울~부산 30배 비행 새 발견

입력 2017-01-11 06:00
"사랑은 멀리 난다"…짝 찾아 서울~부산 30배 비행 새 발견

독일 막스플랑크 조류학연구소 성과 '네이처'에 발표

(서울=연합뉴스) 신선미 기자 = 짝을 찾는 것은 유성생식을 하는 생물의 본성이다.

일부 종은 최대한 많은 짝을 찾으려 여러 지역을 돌아다니기도 하는데, '아메리카 메추라기도요'(Calidris melanotos)라는 새도 여기 속한다.

11일 독일 막스플랑크 조류학연구소 연구진에 따르면 몸길이 약 20cm, 무게 100g 정도인 이 새가 번식을 위해 한 달간 이동하는 거리는 평균 3천21km다. 성인 손만 한 작은 새가 짝짓기를 위해 서울~부산 거리(약 400km)의 7~8배에 달하는 거리를 이동한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2012년, 2014년 두 차례에 걸쳐 아메리카 메추라기도요 수컷 60마리씩 총 120마리에 5g짜리 인공위성추적기를 달아두고 이들의 짝짓기 여정을 분석했다. 조사 결과 이들이 4주간 알래스카에서 이동하는 거리는 평균 3천21km에 달했고, 번식을 위해 24회는 땅으로 내려와 하루 정도씩 머무는 것으로 나타났다. 번식에 가장 '활발한' 수컷은 알래스카 서부와 동부를 넘나들며 서울~부산 거리의 30배가 넘는 1만3천45km를 이동했다.

그간 아메리카 메추라기도요 수컷이 최대한 많은 암컷을 만나기 위해 여러 곳을 돌아다닌다는 사실은 알려졌지만, 정확하게 어느 정도 거리를 이동하는지를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조류 전문가인 백운기 국립중앙과학관 박사(연구진흥과장·자연사연구실장 겸직)는 "작은 새가 수천km 이상을 비행하는 것은 생명을 잃을 수 있을 정도로 무리가 가는 일이지만, 이들은 짝을 찾기 위해 기꺼이 위험을 감수한다"며 "새의 이런 행동을 관측 데이터로 입증했다는 데 연구의 의의가 있다"고 전했다.

백 박사에 따르면 철새의 이동 목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번식을 통한 '종 보전'이다. 좋은 배우자를 선택하고 먹이, 기후 등 번식여건이 가장 좋은 곳을 찾기 위해 새가 떠돈다는 것이다.

그는 또 "기존에는 9.5g짜리 인공위성추적기를 써왔기 때문에 연구 대상이 중형·대형 종에 국한돼 있었는데, 이번 연구에서는 5g짜리 추적기를 이용해 소형 종의 번식지역의 범위, 거리 등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Nature) 최신호에 실렸다.

s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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