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보안 유지 안 해" 보은군의원 공무원에 욕설 논란

입력 2017-01-10 15:04
"왜 보안 유지 안 해" 보은군의원 공무원에 욕설 논란

"유출자 색출하라" 물병 던지고 폭언



(보은=연합뉴스) 박병기 기자 = 충북 보은군의회에서 예산을 삭감한 과정이 외부에 알려진 문제를 놓고 의원과 공무원이 서로 욕설을 주고 받는 등 충돌했다.



10일 보은군의회에 따르면 지난 9일 오전 보은군의회 위원회사무실에서 A의원이 "지난해 예산 삭감을 주도한 의원 명단이 고스란히 외부에 유출되는 등 의회관리가 엉망으로 이뤄지고 있다"며 의회 운영 업무를 담당하는 B과장를 다그쳤다.

이 과정에서 A의원은 B과장이 허리에 손을 기대는 등 불손한 태도를 보인다며 욕설과 함께 플라스틱 물병을 던졌다.

날아간 물병은 B과장의 다리 부분을 맞춘 것으로 전해졌다.

그 뒤 두 사람은 다른 군의원과 공무원 등이 지켜보는 앞에서 심한 욕설을 주고받으며 한동안 말싸움을 벌였다.

현장에 있던 공무원은 "A의원이 만류하는 사람들에게 이끌려 복도까지 나온 뒤에도 욕설을 멈추지 않는 등 제법 오랫동안 살벌한 분위기가 이어졌다"고 말했다.

발단은 지난해 예산 심의 과정이 외부에 알려지면서 관련 단체 회원들이 군의회를 항의 방문한 게 문제가 됐다.

A의원은 "예산결산위원의 표결 내역 등이 외부에 적나라하게 유출됐다"며 "의회사무과 직원 소행으로 판단되는 만큼 이달 18일까지 유출자를 색출하라"고 요구했다. 이 과정에서 흥분한 A의원은 B과장을 지목해 "당신 아니냐"고 다그치기도 했다.

B 과장은 "의원 간담회가 끝나자마자 A의원이 버럭 소리를 지르면서 나를 몰아붙였다"며 "평소 허리가 좋지 않아 손을 대고 서 있는데 '자세를 똑바로 하라'며 물병을 던졌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그는 "나이도 어린 A의원의 행동을 도저히 용납할 수 없다"며 "법적 대응도 생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A의원은 "예산결산위원장을 맡으면서 여러 차례 보안을 당부했는데도 지켜지지 않아 의원들이 곤란해졌다"며 "A과장을 문책했는데, 받아들이는 태도가 너무 불량해 분을 삭이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공인으로서 화를 참지 못한 것은 잘못이지만, B과장의 태도도 문제가 있었다"고 "할 말이 많지만, 더는 얘기하지 않겠다"고 했다.

bgi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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