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승 총무원장 "특권없는 세상위해 차별금지법 입법 추진"
조계종 신년 회견…"미래종책 담당 '백년대계 본부' 구성"
(서울=연합뉴스) 김기훈 기자 = 대한불교조계종은 올해 특권과 차별 없는 공정한 세상을 만들기 위해 차별금지법 입법을 추진하고, 종단의 미래전략을 수립하는 '대한불교조계종 백년대계 본부'(이하 백년대계 본부)를 구성하기로 했다.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 스님은 10일 서울 종로구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신년기자회견을 열고 "(지금 우리는) 국가 위난의 상황 속에서 직접 민주주의의 새 지평을 열어가고 있다"며 "이런 국민 염원을 바탕으로 특권과 차별이 없는 공정하고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어 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하다'는 헌법 제11조 1항을 언급하며 "우리가 직면한 국가적 위기는 소수 세력이 정치적·경제적으로 서로 결탁해 특권을 누리며 헌법 정신을 무력화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스님은 "다문화 다종교 사회의 평화와 화합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생활의 영역에서 일어나는 합리적 이유 없는 차별을 금지하는 법률이 필요하다"며 "조계종은 차별받고 있는 소외된 이웃의 손을 잡고 차별금지법의 국회 입법을 최대한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또 조계종은 불교 인구 감소 등 종단이 처한 어려움을 타개하기 위해 백년대계 본부를 출범할 계획이다.
스님은 "부처님의 가르침을 실현할 승가의 육성, 사찰 운영의 혁신, 불자상 확립과 신행 혁신 등 종단의 근본적인 변화를 위해 미래전략이 필요하다"며 "백년대계 본부는 자성과 쇄신 결사추진본부와 불교사회연구소의 사업을 계승하면서 종단 내 흩어져 있는 미래 종책 연구기능을 집중하여 다루도록 할 것"이라고 소개했다.
조계종은 올해 상반기 중 위례신도시 불교문화유산보존센터를 착공, 불교 문화재에 대한 체계적이고 과학적인 보수와 관리를 시작한다.
자승 스님은 최근 설악산 오색 케이블카 추진이 문화재위원회에서 부결된 과정을 거론하며 "환경과 문화에 대한 국가의 관리가 이원화돼 있어 많은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며 "국립공원 등 국가유산 통합관리를 위한 새로운 정부 기구의 개편방안을 이번 대통령 선거 과정에서 제안하고 실현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관심을 모은 총무원장 직선제와 관련해 스님은 "지난해 11월 중앙종회에 직선제 안건이 상정돼 많은 논의를 했지만, 더 많은 이해와 설득이 필요하다"며 "현재 직선제 특위에서 새 안이 마련되면 3월 중앙종회에 상정해 논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스님은 교계 일각에서 제기되는 총무원장 3선 도전설과 관련, "종헌이 정한 바에 따라 소임을 마무리하겠다"며 3선 도전 의사가 없음을 못 박았다.
스님은 "조계종 총무원장으로서 임기가 열 달가량 남았다"며 "한 잔 물을 마실 때도 그 근원을 생각한다는 '음수사원'(飮水思源)의 마음으로, 신심과 공심과 원력으로 살아왔다. 한 사람의 종도로서 종헌이 정한 규정을 따를 것"이라고 밝혔다.
2009년 10월 33대 총무원장으로 선출된 데 이어 2013년 10월 34대 총무원장에 재선된 자승 스님은 오는 10월 임기를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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