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 대신 민들레 재배"…부농 꿈 키우는 농민들
당진 석문면 농민들 쌀값 하락에 민들레로 작목 전환
(당진=연합뉴스) 조성민 기자 = 평생 벼농사만 짓던 김장덕(56·충남 당진군 석문면)씨는 최근 논을 갈아엎었다.
논을 복토한 다음 3천465㎡ 규모의 시설 하우스를 만들었다.
민들레를 재배하기 위해서다.
생산량 증가와 소비 감소에 이어지는 쌀값 하락을 견디다 못한 결정이었다.
주변 10여 농가가 지난해 벼 대신 민들레를 대체작목으로 택해 재배하는 것을 유심히 지켜본 것도 김씨의 선택을 도왔다.
행정기관의 정책적 지원도 한 몫 했다.
당진시는 벼를 주요 작물로 재배하는 수도작 중심의 농업구조를 개편하기 위해 지역별 맞춤형 특화사업 육성을 적극적으로 추진했다.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대체작목을 원하는 농가에 시설 하우스와 저온저장고 신축에 필요한 사업비 2억여원을 지원했다. 대체작목 재배기술을 배울 기회를 농민들에게 제공하기도 했다.
이를 통해 지난 2년 동안 석문면 지역에서만 민들레를 대체작목으로 선택한 농가에 시설 하우스 14동과 저온저장고 4동을 비롯해 관수 시설과 유동 펜, 관정을 설치했다.
이런 지원 등에 힘입어 일부 농가에서는 지난해 첫 출하의 기쁨을 맛봤다.
이들 농가는 대중에게 친숙한 노란 민들레뿐만 아니라 하얀 민들레도 함께 재배해 차별화를 꾀하는 동시에 무농약, 무화학비료, 퇴비 사용 등으로 친환경 민들레를 생산해 경쟁력을 끌어올렸다.
지난해 2월 가락동 도매시장으로 민들레가 첫 출하 될 당시 1박스당 1만3천원에서 1만8천원 사이에 경매가격이 형성되며 상추(4천∼6천원)나 냉이(1만원∼1만5천원), 꽈리고추(8천∼1만2천원)보다 가격대가 높게 나타나는 등 성공 가능성도 확인했다.
시 관계자는 "처음 1가구로 시작했던 민들레 재배농가가 현재는 13가구로 늘어나는 등 이들의 도전은 주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더 많은 농업인이 수도작 농업에서 벗어나 소득작목을 다변화할 수 있도록 지역특화사업을 적극 도울 계획"이라고 말했다.
민들레는 한방에서 꽃피기 전의 식물체를 포공영(蒲公英)이라는 약재로 쓰는데, 열로 인한 종창이나 유방염, 인후염, 맹장염, 급성감염 등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전해졌으며, 노란 민들레는 나물로 무쳐 먹는 등 다양한 요리 재료로도 활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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