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아일랜드 공동정권 붕괴 위기…에너지정책 스캔들 속 불화

입력 2017-01-10 01:44
북아일랜드 공동정권 붕괴 위기…에너지정책 스캔들 속 불화

신페인당 대표 자치정부 부수반직 사임 발표

(런던=연합뉴스) 황정우 특파원 = 영국의 자치정부인 북아일랜드의 공동정권이 이른바 '신재생에너지 장려정책'(RHI) 스캔들로 붕괴 위기에 처했다.

신교인 민주연합당(CDU)과 구교인 신페인당으로 구성된 공동정권에서 신페인당 대표인 마틴 맥기네스가 9일(현지시간) 자치정부 부수반직에서 사임한다고 발표했다.

맥기네스 부수반은 성명에서 "신페인당은 알린 포스터(수반)와 민주연합당의 오만을 참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가 사임한 이유는 포스터 수반이 한 복판에 자리 잡고 있는 RHI 스캔들 때문이다.

지난 2012년 포스터가 이끌던 기업통상투자부가 기업들의 신재생에너지 전환을 장려하는 RHI 정책을 입안했다.

하지만 보조금 비율을 잘못 설정한 탓에 기업들이 보조금을 과다하게 챙기는 구조가 됐고, 혈세 낭비 규모가 약 4억파운드(약 6천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면서 포스터 수반은 야권으로부터 거센 사임 요구를 받았다.

포스터 수반은 지난달 20일 야권이 발의한 포스터 수반 불신임안 의회 표결에서 신페인당의 표결 불참으로 간신히 사임을 모면했다.

하지만 당시 맥기네스는 RHI 스캔들에 대한 독립적 조사와 조사 기간 포스터 수반이 일시적으로 물러나는 것을 요구하는 조건 아래 표결에 불참했다.

맥기네스 부수반은 이날 포스터 수반에게 "명백한 이해 상충"이 있다면서 "주민들이 투표소에서 민주적으로 결정을 내리는 게 허용돼야 한다"며 조기 총선을 요구했다고 BBC는 전했다.

BBC는 맥기네스 부수반의 사임으로 조기 총선이 실시될 것 같다고 보도했다.

지난 1998년 신구교계 정파대표들간 평화협상이 타결된 것을 계기로 북아일랜드에선 2007년 민주연합당과 신페인당 공동정권이 출범했다.

현재 민주연합당과 신페인당은 전체 108석인 북아일랜드 의회에서 과반인 68석을 확보하고 있다.



jungw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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