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 당권주자들 '중원 싸움'…安心 붙잡고 자강론 경쟁(종합)

입력 2017-01-09 19:09
수정 2017-01-10 08:51
국민의당 당권주자들 '중원 싸움'…安心 붙잡고 자강론 경쟁(종합)

귀국한 안철수도 전대 일정 합류…연대론에 선긋고 독자승리 의지

박지원 '뉴DJP 연합론'에 다른 후보들 난타…박지원 "연대 안해" 방어

(천안·청주·대전=연합뉴스) 박수윤 기자 = 국민의당 당권주자들이 9일 대전과 충남·북 등 '정치적 중원'을 무대로 격돌했다.

주자들은 대선국면에서 외부와 손을 잡는 연대론과는 거리를 두면서 당의 유일한 대선주자 격인 안철수 전 대표를 중심으로 대선 승리를 이뤄내자는 자강론을 내세우며 표심공략에 총력을 기울였다.

특히 안철수 전 대표가 미국 방문을 마치고 이날부터 전대 일정에 합류함에 따라 '안심'(安心·안철수 전 대표의 마음)을 등에 업기 위해 필사적 노력을 벌이는 표정이었다.

이날 천안 충남, 충북 청주, 대전에서 열린 당대표 합동연설회에서는 초반 대세론을 형성한 박지원 후보가 타깃으로 떠올랐다. 박 후보가 최근 '뉴 DJP(김대중+김종필) 연대'를 언급하며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과의 연대 가능성을 열어둔 것을 겨냥해 다른 후보들이 견제 또는 비판성 발언을 쏟아낸 것이다.

문병호(기호순) 후보는 "비박(비박근혜), DJP 방식 연대 이런 것을 하고 있으니 국민 지지를 못 받는 것"이라며 "내가 새정치의 중심을 살리고 이 당을 살리고 안철수를 대통령으로 만들겠다. 정치공학적 연대는 절대 하지 않겠다"고 주장했다.

손금주 후보는 "안철수 천정배 이 귀한 자산을 지키고 끝까지 버텨야 한다"며 "여기저기 기웃거리며 연대를 구걸해선 안 된다. 그런 정당에 누가 지지를 보내겠느냐"고 반문했다.

황주홍 후보는 "새 얼굴 새 간판으로 새 출발 해야 지난 8개월 동안 잃어버린 지지를 다시 회복할 수 있다"며 "제가 당 대표가 되는 날 우리는 26.74%의 총선득표율을 넘어서 30% 넘어서 정권교체 중심이 될 거라고 약속한다"고 강조했다.

유일한 충청 출신의 김영환 후보는 "제발 오지도 않는 손학규·정운찬, 올 생각도 없는 반기문, '뉴DJP' 플랜 이제 그만하기 바란다. 그 말 할 때마다 당이 흔들리고 안철수·천정배가 왜소화한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박지원 후보는 자강론에 무게를 실으면서도 연대론을 배제하지 않는 전략적 모호성을 보였다.

박 후보는 천안 토론회에서 "사이다, 고구마(각각 더불어민주당의 이재명 성남시장과 문재인 전 대표를 별칭하는 말)는 부패하지만, 생수는 오래 마실 수 있다. 생수 같은 안철수를 이 박지원이 꼭 대통령으로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박 후보는 논란이 된 뉴 DJP 연합에 대해서는 언급을 삼가고 안 전 대표를 중심으로 대선 승리를 쟁취하겠다고 공언했다.

특히 충남북에 견줘 국민의당 지지세가 강한 대전 토론회에선 "새누리당 잔재 세력과 어떤 경우에도 연합·연대는 없다"며 "우리당의 정체성을 지키는 게 승리하는 길"이라며 새누리당과의 연대설에 선을 그었다.

이어 "안철수가 당내에서 그렇게 비난받을 때 박지원 말고 누가 안철수를 보호했느냐. (안철수를 비난하던 사람들이) 박근혜 정부에는 총 한 번 안 쐈지 않느냐"며 다른 호남 중진들을 에둘러 꼬집고, "저는 전국의 김대중 세력과 호남을 대표한다. 박지원이 밀어줘야 안철수가 싸움에서 이긴다"며 자신의 역할론을 거듭 강조했다.

안 전 대표도 충북도당 개편대회 후 기자들과 만나 '반기문 연대설'을 일축했다.

그는 "정권교체를 하려면 첫째, 박근혜정부와 연관성이 없어야하고 둘째, 부패 기득권을 척결할 수 있어야 하고 셋째, 함께하는 사람들이 수구적 사람들이 아니라 개혁적 사람이어야 한다"며 "반기문 총장님은 두 번째, 세 번째 기준에 대해 의구심이 드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반 전 총장이 먼저 연대를 제안한다면 어떻게 하겠느냐는 질문에는 "정치를 하겠다는 말씀부터 먼저 하시고, 어떤 정치를 누구와 하겠다고 밝혀야 판단 가능한 것 아니겠느냐"고 반문했다.

후보들은 야권의 경쟁상대인 민주당과 문재인 전 대표를 향한 날 선 비판도 쏟아냈다.

김영환 후보는 "친박패권이 친노패권으로 이전하는 날, 1년 내내 우리는 대통령 후보를 찍은 손가락을 자르게 될 것이고 2년 후에는 '남자 최순실'이 다발로 나타나서 국정 농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손 후보는 "우리가 박근혜 대통령 탄핵과 퇴진을 이끌었지만, 그 공은 민주당이 가로챘다"며 "이제 석 달만 버티면 대선이 시작되고 과거와 미래, '수구패권의 민주당' 대 '새 정치의 국민의당'의 양자대결이 가능하고 마지막 승리는 우리가 차지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후보는 "선(先) 총리, 후(後) 탄핵도 반대하고 탄핵도, 개헌도 당략만 따지는 무책임한 민주당, '대통령 김칫국'부터 먼저 마시는 제왕적 후보에게 우리 대한민국과 충청의 미래를 맡길 수 없다"고 질타했다.

또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은 후보 시절 (여론조사에서) 9% 지지를 받았지만 91% 지지를 받은 힐러리 클린턴을 이겼다"며 "문재인은 힐러리보다 더 안티 세력이 많기 때문에 박지원이 뒤에서 밀면 안철수가 대통령 될 것"이라고 공언했다.

국민의당은 오는 10일 강원 춘천·경북 안동·대구를 찾아 시·도당 개편대회를 이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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