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권력 더 세지나…中 국가감찰위 설립 공식화

입력 2017-01-09 11:03
시진핑 권력 더 세지나…中 국가감찰위 설립 공식화

중국판 '공수처' 내년 초 출범가능성

19차 당대회 앞두고 반부패 강화…측근 발탁 가능성 주목

(베이징=연합뉴스) 홍제성 특파원 = 중국 지도부가 공산당원은 물론 당외 인사들의 비리를 단속할 수 있는 막강한 권한을 가진 국가감찰위원회의 설립을 공식화했다.

이를 두고 지난해 중국의 핵심 지도자로 격상된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 겸 공산당 총서기의 Ƈ인 권력'이 더욱 강화되는 결과로 귀결될 것이란 전망을 낳고 있다.

9일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중국 지도부는 6∼8일 베이징(北京)에서 제18기 중앙기율검사위원회(기율위) 제7차 전체회의 결과를 담은 공보(발표문)에서 국가감찰위 발족을 올해 기율위가 중점 추진할 7대 임무 중 하나로 꼽았다.

공보는 "국가감찰 체제 개혁을 통해 당과 국가의 스스로에 대한 감독체계를 정비하라"며 국가감찰법 제정과 국가감찰위 구축 준비를 체계적으로 추진함으로써 성·시·현 등 3급의 감찰위를 설립, 집중·통일되고 권위 있고 효율적인 감찰체계를 구축하라고 명시했다.

이와 관련 기율위 관계자는 "오는 3월말까지 성급 감찰위 준비업무를, 6월 말까지 시·현급 감찰위원회 준비업무를 마무리할 것"이라며 국가감찰위위 설립까지는 최소 1년가량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감안하면 국가감찰위는 이르면 내년 초에 공식 출범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일본 아사히 신문은 최근 중국 국가감찰위가 내년 3월에 창설될 것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시 주석의 심복으로 반(反)부패 사정작업을 이끌어온 왕치산(王岐山) 공산당 중앙기율위 서기가 현재 반부패 시스템 개혁을 진두지휘하는 영도소조 조장(수장)을 맡아 베이징(北京)시, 산시(山西)성, 저장(浙江)성 등 개혁 시범지역의 현황을 점검해 왔다.

감찰위는 기존 중앙기율위가 비(非)공산당원을 단속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판단에 따라 중국이 제18기 중앙위원회 제6차 전체회의(18기 6중전회) 이후 출범을 본격화한 조직으로 기율위와 법원, 검찰, 공안 등 관련 기관이 모두 참여한다.

우리로 따지면 필요성에 따른 논의가 계속됐던 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와 같은 기능을 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 지도부는 이번 회의에서 일부 기율위 내부 인사들의 비리를 지적하면서 비리 단서처리, 입안, 확인, 심의 등 비리조사 체계를 정비하고 기율위 권한을 제도화하라는 지시도 내렸다.

이 과정에서 링지화(令計劃)의 측근으로 분류돼 온 리젠보(李建波) 기율위원을 퇴출하고 왕중톈(王仲田) 전 국무원 남수북조(南水北調) 공정건설위원회 판공실 부주임의 처벌 결정도 추인했다.

대신 시 주석의 핵심 브레인이자 중국 최고의 신동(神童)으로 알려진 리수레이(李書磊) 베이징시 기율위 서기를 기율위 상무위원 겸 부서기로 발탁했다.

중국 지도부는 이날 회의에서 "2017년에도 반(反)부패 투쟁은 계속될 것"이라면서 비리와 문제가 있는 간부들의 선발·임용을 철저히 방지할 것도 주문했다.

미국에 서버를 둔 중화권 매체 둬웨이(多維)는 이같은 중국 지도부의 조치를 새 지도부가 출범하는 제19차 당대회를 앞둔 인사조정과 관계가 깊다고 분석했다.

19차 당대회 때 정치국 위원 25명 가운데 ƍ상8하'(七上八下·67세는 유임하고 68세는 은퇴한다) 규정에 따라 10명 정도가 퇴임하고 최소 새로운 10명이 발탁될 것이라면서 시 주석의 측근이나 그와 정치적 노선을 같이하는 인물이 발탁될 가능성이 크다고 이 매체는 전망했다.

이렇게 되면 집권 2기를 맞는 시 주석의 1인 권력은 집권 1기보다도 더 강력해질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한편 중국 검찰당국은 지난해 왕민(王珉) 전 랴오닝(遼寧)성 당서기를 비롯한 21명의 성부급(省部級·장차관급) 이상 고위관료를 공식조사하고 링지화(令計劃) 전 통일전선공작부장, 쑤룽(蘇榮) 전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 부주석, 궈보슝(郭伯雄) 전 중앙군사위원회 부주석 등 48명의 성부급 이상 고위관료를 기소했다고 밝혔다.



js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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