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금융불안 재연 가능성에 유의해야"…국제금융센터 경고
"중국 정부, 외환보유액 방어·환율안정 동시 달성은 어려워"
(서울=연합뉴스) 노재현 기자 = 중국 금융시장의 불안 가능성을 주시해야 한다는 경고가 나왔다.
국제금융센터는 9일 중국 외환보유액에 관한 보고서를 내고 "중국 정부의 자본통제 강화가 우선될 전망이나 가파른 위안화 약세나 외환보유액 3조 달러 하회에 따른 금융불안 재연 가능성에 유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작년 12월 말 현재 중국의 외환보유액은 3조100억 달러로 한달 사이 411억 달러 줄었다.
작년 10월 457억 달러, 11월 691억 달러 각각 줄어든 데 이어 석달째 감소세를 나타냈다.
최근 미국의 달러화 강세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중국 정부가 자본유출에 대응하려고 외환시장에서 달러를 팔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작년 12월 외환보유액 감소를 살펴보면 달러화 강세의 영향으로 평가가치가 약 140억 달러 줄고 중국 당국의 외환시장 개입으로 270억 달러가 감소한 것으로 추산됐다.
반면 최근 중국 위안화의 가치는 크게 떨어졌다.
인민은행 산하 외환교역센터가 지난 6일 고시한 달러 대비 기준환율은 6.8668위안이다.
작년 10월부터 위안화 환율이 가파르게 올라 중국 당국이 방어선으로 여기는 7위안에 바짝 다가섰다.
미국의 금리 인상 전망으로 달러화가 강세를 보인 데다 미국 트럼프 신행정부가 중국에 통상압력을 가할 것이라는 전망이 위악화 약세를 자극했다.
이에 중국 정부는 자본 이탈을 막는 데 고심하고 있다.
최근 기업들의 해외투자 및 인수합병(M&A) 승인 조건을 강화했고 개인의 외화 매입에 대한 기준도 높였다.
특히 올해 들어 개인이 외화를 매입할 때 여행, 유학 등 명확한 사유를 제출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국제금융센터는 보고서에서 "중국 자본통제의 실효성에 대한 경계감이 상당한 가운데 외환보유액 방어와 환율안정을 동시에 달성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가 여전하다"고 평가했다.
최근 역외 위안화 선물환과 역내 환율과 괴리가 0.39위안까지 확대되는 등 시장에서는 위안화 약세에 대한 기대가 강화됐다.
보고서는 "작년 초와 같이 중국의 환율 안정과 외환보유액 사이의 딜레마가 재차 부각되면서 국제금융시장 불안을 촉발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작년 1월 중국 경제에 대한 불안감으로 국제금융시장이 크게 출렁였고 한국에서도 원/달러 환율이 1,200원을 넘는 등 금융·외환시장이 높은 변동성을 보였다.
noja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