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아세안 '껴안기' 밀월예고…베트남 권력서열 1위 12일 방중

입력 2017-01-09 09:26
中, 아세안 '껴안기' 밀월예고…베트남 권력서열 1위 12일 방중

美 새정부 출범 앞두고 필리핀·말레이 이어 우군 확보 '잰걸음'

베트남, '폐기수순 TPP' 대안으로 中 주도 RCEP 기대

(하노이=연합뉴스) 김문성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새 행정부의 출범을 앞두고 동남아국가연합(아세안)을 우군으로 확보하려는 중국의 발걸음이 바쁘다.

아세안 10개 회원국 가운데 전통적인 친중 국가인 캄보디아, 라오스 이외에 필리핀, 말레이시아, 베트남 등 친미 또는 중립적 성향의 국가도 중국에 바짝 다가서면서 중국과 아세안의 '밀월'을 예고하고 있다.





9일 베트남 정부 웹사이트 등에 따르면 베트남 권력서열 1위인 응우옌 푸 쫑 공산당 서기장이 오는 12∼15일 중국을 공식 방문한다.

이번 방문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겸 공산당 총서기의 초청에 따른 것으로, 쫑 서기장이 작년 1월 연임에 성공한 이후 처음이다.

팜 빈 민 베트남 부총리 겸 외교장관은 쫑 서기장의 방중에 대해 양국의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 주석과 쫑 서기장은 이번 회담에서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을 비롯한 외교 현안과 경제협력 방안 등을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양측은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 악화를 막으려고 2002년 중국과 아세안이 채택한 '남중국해 분쟁 당사국 행동선언'(DOC)과 관련, 후속조치로 구속력 있는 이행 방안을 담은 행동수칙(COC)의 조속한 제정 필요성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중국은 남중국해에 인공섬을 건설하고 군사장비를 배치하는 등 영유권 강화 행보에 대해 속도를 내며 COC 제정에는 소극적인 태도를 보였다.





그러나 미국의 전통 우방으로 중국에 적대적이던 필리핀이 작년 6월 말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의 취임과 함께 경제적 실리를 내세우며 친중 외교노선을 펼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동남아 외교무대에서 입지가 넓어진 중국은 남중국해에서 영유권 강화와 대화 전략을 병행하며 아세안 회원국에 경제 지원이라는 '당근'을 내밀고 있다.

두테르테 대통령과 나집 라작 말레이시아 총리는 작년 10월 잇따라 중국을 방문해 투자 확대 등 선물 보따리를 안고 돌아왔다.

베트남은 중국과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을 겪지만 대립보다는 실리를 추구한다.

쫑 서기장은 2014년 남중국해 분쟁해역에서 중국의 원유시추를 놓고 양국이 첨예하게 맞서고 베트남에서 대규모 반중 시위로 사상자가 발생했을 때 중국에 특사를 보내 갈등을 봉합한 인물이다.



특히 수출과 외국인 투자에 의존하는 베트남으로서는 중국을 가볍게 볼 수 없는 처지로, 차기 미 행정부가 출범하면 보호무역주의가 파고가 높아질 것으로 보이자 중국에 다시 눈길을 보내고 있다.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이 세계 최대의 경제블록인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을 폐기하면 TPP 최대 수혜국가로 꼽힌 베트남 경제에 파장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베트남은 중국을 대신할 '세계의 공장이자 수출 전진기지'로 변모할 것으로 기대하고 TPP에 가입했으며 이는 외국인 투자 유치 확대로 이어졌다.

이제 베트남은 TPP 대신 중국 주도의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등 다른 무역협정에 기대를 걸고 있다.

세계 2위의 경제권을 만드는 RCEP는 아세안 10개국과 한국·중국·일본·호주·뉴질랜드·인도 등 총 16개국이 참여해 연내 타결을 모색하고 있다.

시 주석과 쫑 서기장은 세계 경제가 급변하는 환경에서 양국 교역·투자 확대, 중국과 아세안의 협력 증진에 의견을 모을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중국이 동남아 외교전에서 우위에 섰다는 평가를 받는 가운데 차기 미 행정부가 어떤 대응 전략을 펼치 주목되고 있다.

kms123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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