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임즈 "휴가 올게요! NC 가을야구 응원단상서 춤추러"
한국 최고의 기억은 '소고기(?)의 역전 끝내기 홈런'
"ML 재진출, 다시 잡은 기회…오승환과 대결? 우리 팀이 이겨야"
(서울=연합뉴스) 최인영 기자 = 3년간 KBO리그를 주름잡고 높은 관심 속에서 메이저리그로 복귀하게 된 에릭 테임즈(31).
지금은 고향인 미국으로 돌아가 새로 시작할 야구 인생을 준비 중이다.
9일 연합뉴스와 연락이 닿은 그는 여전히 한국 야구 일정에 몸이 맞춰진 기분이라면서 한국에서 가져간 여운을 느끼고 있었다.
메이저리그에서 '터지지 않은 유망주'였던 테임즈는 NC 다이노스라는 KBO리그 신생팀의 영입 제안을 받고 2014년 낯선 땅 한국에 왔다.
한국에 온 첫해, 그는 야구 실력에 더해 '수염 세리머니' 등 남다른 친화력까지 보여주며 성공적인 외국인 타자로 손꼽혔다.
2015년에는 40홈런-40도루라는 전무후무한 기록을 달성하며 최우수선수(MVP)상을 차지했다. 2016년에도 뛰어난 성적을 이어가 공동 홈런왕과 1루수 골든글러브 등 큰 발자국을 남겼다.
그러는 동안 테임즈의 2017년 거취는 한국·미국·일본 야구의 관심사로 부상해 있었다.
가장 행복한 선택을 하고 싶다던 그는 미국의 메이저리그 구단인 밀워키 브루어스와 3년 총 1천600만 달러(약 190억원) 등 조건에 계약하며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그는 미국에서 오승환 등 한국인 선수와의 맞대결할 생각도 자연스럽게 떠올리고 있다.
테임즈는 "한국이 그립다"며 미국 복귀 첫 시즌을 마치면 한국에서 휴가를 보낼 계획도 벌써 짜고 있다.
또 한국에 오면 야구장에서 춤을 추겠다는 깜짝 발표도 했다.
다음은 테임즈와 온라인 인터뷰로 나눈 일문일답.
-- 한국을 떠난 후 어떻게 지냈나.
▲ 잘 지냈다. 새 시즌을 준비하며 열심히 훈련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한국보다 긴 시즌 동안 많은 경기, 잦은 원정경기를 해야 하는데 휴식은 적다. 그런 것에 대비하고 있다. 그러는 중에도 한국이 그립다.
-- 한국에 대해 특히 그리운 것이 있다면.
▲ 사람들! 한국에서 오랜 시간을 보냈더니 내 몸은 일주일 후에 캠프에 가야 한다고 느끼고 있다. (한국 구단들은 작년까지 1월 15일께 캠프를 시작했다) 다음 비시즌에 휴가로 한국에 올 계획을 하고 있다. NC가 또 포스트시즌에서 경기하는 것을 보고 싶다! 나는 치어리더들과 함께 춤을 출 것이다. 하하하.
-- 그렇게 하려면 NC가 반드시 포스트시즌에 진출해야겠다.
▲ 그러기를 바란다. 미국의 시즌이 끝나면 한국에 와서 경기를 보고 싶다.
-- 밀워키가 월드시리즈에 간다면?
▲ 다 끝내고 오겠다.
-- 한국 팬들도 당신의 경기를 많이 볼 것이다. 밀워키는 피츠버그 파이리츠(강정호 소속팀),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오승환 소속팀)와 같은 지구(내셔널리그 중부지구)에 있다. 그 팀에서 뛰는 한국인 메이저리거들을 아는가?
▲ 안다. 하하하. 나는 오승환과 여러 차례 맞붙을 것이다.
-- 오승환에게서 홈런을 친다면 한국에서 화제가 되겠다.
▲ 내가 어떻게 할지는 모르겠다. 팀 승리에 도움되는 플레이를 하고 싶다.
-- NC에 오기 전에는 1루수를 한 적이 없었기에, 처음에는 유튜브 등 동영상을 보며 공부하고 준비했다고 들었다. 그랬던 선수가 메이저리그에 1루수로서 복귀한다는 게 놀랍기도 하다.
▲ 좋은 1루수가 되려고 많은 자료를 찾아 공부했다. 열심히 배우고 노력했다. 그래서 나는 그 사실이 놀랍지 않다. 다만 굉장히 영광스럽고, 더 열심히 하겠다는 열정이 생긴다.
-- 한국에서는 메이저리그에 복귀하는 것이 목표였나? 새로운 무대에 서는 지금의 목표는?
▲ 그런 목표는 없었다. 나의 인생이 나를 어디로 데리고 갈지 알 수 없었다. 지금 나의 목표는 계속 집중해서 열심히 하는 것이다.
-- 한국에서의 기억 중 최고를 꼽을 수 있는가?
▲ 너무 많다. 작년 LG 트윈스전이 기억난다. (2016년 7월 31일 마산구장에서 6-8로 지던 9회말) 내가 동점 2점 홈런을, '소고기'가 역전 끝내기 2점 홈런을 쳤다. 소고기가 어찌나 행복해하던지 나도 마음속 깊이 미소가 차올랐다.
-- 소고기?
▲ 모르나? 김성욱.
-- 김성욱이 왜 소고기인가?
▲ 코치님이 사투리를 쓰시는데, 대타를 준비하라고 김성욱의 이름을 부를 때 내 귀에는 그 말이 '소고기'로 들렸다. 성욱이…성우기…소고기…. 미국인의 귀에는 다 똑같이 들린다. 하하하. 그래서 그를 소고기라고 불렀다.
-- 하하. 재밌는 일화다.
▲ (한국어로) '나 바보'.
-- 한국 경험으로 선수 혹은 인간으로서 성장했다고 생각하는지 궁금하다. 어떤 변화가 있었나.
▲ 나는 원래 해외여행을 좋아하지 않았다. 그래서 한국에 왔을 때 마음을 열려고 노력했다. 또 올스타, MVP 등 목표를 이루려고 전념했다. 내가 하는 일에 집중했다. 이는 이곳에서도 내가 해야 할 일이다. 다른 선수나 팬들을 걱정하지 않고, 오직 내가 할 수 있는 것만 할 것이다.
-- NC의 '후임 타자' 재비어 스크럭스에게 조언한다면.
▲ 마음을 열고, 즐기길.
-- 이제 완전히 새로운 시즌을 앞두고 있다. 심정이 어떤가.
▲ 집중하고 있다. 성공이라는 목표에 계속 집중할 것이다. 성공을 향해 계속 적응하고, 배우고, 훈련할 것이다. 이번 메이저리그 복귀는 나에게 온 두 번째 기회와 같다.
-- 한국 팬들에게 한마디 해달라.
▲ 이 말 말고 또 있을까. 우승(V1)!
abbi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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