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전자, 美가전공장 검토…'트럼프 리스크' 우회전략

입력 2017-01-08 19:18
수정 2017-01-08 21:19
삼성·LG전자, 美가전공장 검토…'트럼프 리스크' 우회전략

(서울=연합뉴스) 김연숙 기자 = 보호무역주의 강화를 앞세운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 정부의 공식 출범을 앞두고 삼성전자[005930]와 LG전자[066570] 등 국내 업체들이 미국에 가전공장을 건설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조성진 LG전자 부회장은 지난 6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상반기 중 미국 내 생산공장 건설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조 부회장은 "금년 상반기 중에는 어떻게 하겠다는 게 정리될 것 같다"며 "80% 정도는 정리가 됐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의 현지 제조업체에 비용에 대해 페이버(혜택)를 준다는 얘기도 나온다. 수입해 판매하는 사람은 불이익을 당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넋 놓고 있을 수 없다"며 "(미국에서) 생산해도 어디까지 현지화를 할지, 간단하게 부품을 갖고 와 조립만 하면 되는지 등 여러 가지를 검토하는 단계"라고 밝혔다.

명확하게 밝히지는 않았지만 미국 내 생산공장을 신설하는 데 무게중심을 두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LG전자는 테네시주 등 한두 곳을 공장 후보지로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역시 미국 내 공장 건설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8일 "트럼프 정부가 들어선 이후 '관세 위협' 가능성에 대비해 대응 방안이 필요할 것"이라며 "미국의 가전 공장 건설을 포함한 여러 대응책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미국 본토에 공장을 운영하는 것은 채산성을 비롯해 복잡한 계산이 필요한 만큼 종합적으로 살펴본 뒤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삼성전자는 현재 미국에 수출하는 TV 물량 대부분을 멕시코 티후아나 공장에서 만들고 있다. 냉장고 등 가전제품은 멕시코 게레타로 기지에서 제조한다.

트럼프 당선인은 최근 트위터에 도요타자동차가 멕시코에 생산공장을 짓기로 한 것에 대해 "절대 안 된다. 미국에 공장을 짓거나 아니면 막대한 국경세를 내야 한다"며 외국 기업을 노골적으로 압박하고 있다.

noma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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