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환경부장 "내 탓이오"…스모그 비난 여론 달래기에 노심초사
베이징시장 "하늘이 돕지 않으면 사람이 더 많이 노력해야"
베이징, 212시간 만에 오렌지색 경보 해제
(베이징=연합뉴스) 진병태 특파원 = 중국 수도권과 동북부를 뒤덮은 스모그로 정부에 대한 비난 여론이 비등하면서 중국 정부가 진화에 고심하고 있다.
8일 중국 관영 차이나데일리에 따르면 천진닝(陳吉寧) 중국 환경보호부 부장(장관)은 지난 6일 베이징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죄책감을 느낀다"며 "나를 비난해달라"고 말했다.
그는 스모그가 장기화하면서 생산활동 차질은 물론 인민의 일상생활을 힘들게 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또 인민들이 스모그 문제로 깊은 불안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천 부장은 징진지(京津冀,베이징·톈진·허베이의 약칭)를 포함한 20개 도시의 스모그 대응을 평가한 결과 경보발령 이후 조치가 효과를 거두지 못했고 조치도 실행이 어려운 것들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지방정부의 스모그 대응조치에 대한 감독을 강화하고 환경문제와 대기 질 개선을 위해 구체적이고 더 엄격하며 효율적인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차이치(蔡奇) 베이징 대리시장도 두 번째로 높은 단계인 오렌지색(2급) 경보가 9일째 계속된 지난 7일 오후 긴급좌담회를 열고 스모그 대책을 논의했다.
차이 시장은 언론과 기업, 시민대표 등 16명이 참가한 좌담회에서 스모그 장기화로 시민들의 불안감이 증폭되고 있다면서 환경부와 함께 스모그 퇴치에 진력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하늘이 돕지 않으면 사람이 더 많은 노력을 해야 한다"고 말했고 "일어나서 제일 먼저 하는 일이 하늘을 쳐다보는 일이었다"며 그동안의 고심을 토로하기도 했다.
중국의 수도권과 동북부를 뒤덮은 스모그는 8일 북쪽에서 내려온 찬바람의 영향으로 9일 만에 약화되는 모습이다. 베이징은 지난달 30일 이후 212시간 만에 오렌지색 경보를 해제했다.
중국은 지난 9일간 60여 개 도시에서 스모그 경보를 발령한 이후 공장 및 건설현장 조업 중단 등으로 생산활동이 차질을 빚었고 차량운행 제한과 학교 휴업, 고속도로 폐쇄 및 항공기 이착륙 취소 등 조치가 잇따랐다.
또 장시간 스모그가 지속되면서 정부에 대한 비난 여론이 들끓었다.
인터넷에서 누리꾼들이 스모그가 사스(급성호흡기증후군)보다 백배 이상 심각하며 정부가 직무유기를 하고 있다고 비난하면서 정부가 관영언론을 동원, 민심달래기에 나서기도 했다.
한편 베이징 교육 당국은 유치원과 초중등학교에 보조금을 지원해 공기청정기를 설치하겠다고 밝혔다.
jbt@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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