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테메르 대통령 정부 잇단 교도소 폭동으로 시험대
새해 첫 주에만 93명 피살…테메르 정부 지지율 하락 부추길 듯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통신원 = 브라질에서 새해 들어 잇달아 발생하는 교도소 폭동으로 미셰우 테메르 대통령 정부의 국정운영 능력이 시험대에 올랐다.
새해 첫 1주일 동안 연쇄적으로 일어난 교도소 폭동으로 모두 93명의 수감자가 살해당한 것으로 확인됐다.
북부 아마조나스 주 마나우스 시에 있는 아니지우 조빙 교도소에서 56명, 푸라케콰라 교도소에서 4명이 사망했다. 북부 호라이마 주 보아 비스타 시에 있는 몬치 크리스투 교도소에서 31명, 북동부 파라이바 주 파투스 시에 있는 호메루 노브레가 교도소에서 2명이 숨졌다.
특히 아니지우 조빙 교도소와 몬치 크리스투 교도소 폭동의 사망자는 1992년 상파울루 카란지루 교도소 폭동(111명 사망)에 이어 역대 두 번째와 세 번째로 많다.
주 정부들은 대형 범죄조직원들의 세력다툼이 교도소 폭동의 주요인이라면서 연방정부에 군 병력 동원 등 지원을 요청했다.
안레샨드리 지 모라이스 법무장관은 7일(현지시간) 언론 인터뷰를 통해 "교도소 시스템은 여전히 적절하게 통제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잇따른 교도소 폭동은 테메르 대통령 정부의 공공치안 정책에 대한 불신을 키우고 있다.
전국 27개 주 정부의 자료를 기준으로 지난 한 해 동안 교도소 내에서 살해된 수감자는 372명이다. 하루평균 1명꼴로 살해당했다는 뜻이다.
전문가들은 범죄조직 간 세력다툼 외에 초과밀 수용을 교도소 폭동의 배경으로 꼽았다.
브라질 법무부 자료를 기준으로 2014년 말 현재 전국 교도소의 평균 수감률은 167%다. 수용 능력을 100명으로 할 때 167명이 수감돼 있다는 의미다.
2014년 말 현재 전국 교도소의 수용 능력은 37만2천 명이지만, 실제 수감자는 62만2천 명에 달한다.
전문가들은 교도소 시설 개선과 증축, 신속한 재판, 교도관 비리 등이 해결되지 않으면 폭동이 계속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테메르 대통령이 교도소 시설 개선과 증·개축을 위한 재정지원을 약속했지만, 긴축을 앞세우는 현재 분위기를 고려하면 실행 가능성은 크지 않다.
잇단 교도소 폭동은 테메르 대통령 지지율 하락을 더욱 부추길 수 있다.
지난해 말 이뤄진 여론조사에서 테메르 대통령 정부의 국정운영에 대한 평가는 긍정적 10∼13%, 부정적 46∼51%, 보통 34∼46%였다.
응답자의 63%는 테메르 대통령이 스스로 사임하거나 탄핵을 당해 물러나고 대선을 앞당겨 시행하는 방안을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테메르 대통령이 2018년 말까지인 임기를 마치지 못하고, 조기 대선이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이 계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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