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공화당서 "오바마케어 즉각 폐지 반대" 목소리 고조
"폐지·대체입법 동시 추진해야"…표결시 차질 가능성
(워싱턴=연합뉴스) 강영두 특파원 =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오바마케어'(건강보험개혁법) 폐지 논란으로 미 정가의 대치가 계속되는 가운데 공화당 내부에서 파열음이 터져 나오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정부 출범 즉시 오바마 대통령이 최대 업적으로 내세워온 이 건강보험제도를 폐지하겠다는 공화당 지도부에 맞서 폐지와 대체입법을 동시에 추진해 혼란을 줄여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는 상원의원들이 등장하고 있는 것.
상원에서 오바마케어 폐지 법안을 통과시키려면 최소 50석이 필요하다. 52석을 보유한 공화당에서 만약 3명 이상 대오를 이탈하면 처리가 불가능해진다.
대선 경선 주자였던 랜드 폴(켄터키) 상원의원이 반대파의 선봉에 섰다.
폴 의원은 오바마케어 대안을 내놓기 전에 폐지 투표를 해선 안 된다고 경고했다.
아무런 대책 없이 밀어 불일 경우, 오바마케어 폐지에 따른 가입자들의 충격과 혼돈에 대한 비난과 책임을 공화당이 오롯이 뒤집어쓰게 된다는 이유에서다.
그는 공화당 지도부뿐 아니라 트럼프 당선인 측에도 이 같은 의견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폴 의원은 6일(현지시간) 밤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방금 트럼프 당선인에게 말했다. 그는 폐지와 동시에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는 나의 의견을 전적으로 지지하고 있다"는 글을 올렸다.
폴 의원의 견해에 상원 외교위원장인 밥 코커(테네시) 의원과 톰 코튼(아칸소) 의원 등이 동조하고 나섰다.
코튼 의원은 MSNBC방송 인터뷰에서 "나는 우리가 지금으로부터 2년 안에 오바마케어 폐지에 대한 해답을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코커 의원도 "(폐지와 대체 입법을) 한 번에 끝내고 불확실성을 없애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주장했다.
수전 콜린스(메인), 리사 머코우스키(알래스카) 의원은 여성 건강권을 위해 낙태 시술을 하는 미국 가족계획연맹에 대한 연방재정 지원을 지속하기 위해 지도부에 반기를 든 경우다.
낙태에 반대하는 트럼프 당선인을 비롯한 공화당 지도부는 오바마케어 폐지 법안에 가족계획연맹의 지원 중단 규정을 포함하기로 했다.
의회전문지 더힐은 "계파를 초월해 오바마케어 즉각 폐지에 반대하는 공화당 상원의원이 6~7명 정도"라고 전했다.
만약 이들 중에서 3명 이상 반대한다면 공화당의 오바마케어 즉각 폐지 계획은 물 건너가게 된다.
그러나 공화당 지도부가 강행할 경우 이들이 쉽게 반대표를 던지진 못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오바마케어 폐지에 찬성하는 공화당 지지층의 기대를 저버리기 힘든 데다 트럼프 정부의 첫 행보에 찬물을 끼얹는 것이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코튼 의원은 "나는 우리가 51표(과반)를 얻지 못할 것으로 생각하지는 않는다"며 "차이를 해소하고 합의를 이뤄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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