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배구> '만년 최하위' 우리카드, 신뢰가 만든 돌풍

입력 2017-01-07 17:18
<프로배구> '만년 최하위' 우리카드, 신뢰가 만든 돌풍

외국인 파다르와 국내 공격수의 공격 분배·유효 블로킹과 수비 향상



(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23-24로 한 점만 더 내주면 4세트를 내주는 상황에서 나경복(우리카드)이 상대 외국인 주포 아르바드 바로티(한국전력)의 오픈 공격을 유효 블로킹했다.

우리카드 리베로 정민수가 속도가 줄어든 공을 받아냈고, 크리스티안 파다르가 후위 공격을 성공해 4세트 승부를 듀스로 끌고 갔다.

25-24에서도 비슷한 장면이 나왔다.

바로티가 오픈 공격을 시도하자, 나경복이 유효 블로킹을 했고 신으뜸이 공을 걷어 올렸다.

파다르는 시원한 백어택으로 경기를 끝냈다.

7일 서울시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NH농협 2016-2017 V리그 남자부 홈경기에서 확인한 '달라진 우리카드'의 모습이다.

이날 우리카드는 한국전력을 세트 스코어 3-1(24-26 25-17 25-23 26-24)로 눌렀다.

고비가 있었지만, 우리카드는 힘을 냈고 귀한 승점 3을 얻었다.

우리카드(승점 34)는 4위로 올라섰고, 3위 한국전력(승점 37)과 격차도 3점으로 좁혔다.

2014-2015, 2015-2016시즌 연속해서 최하위에 그친 우리카드는 이제 패(10패)보다 승(11승)이 많은 팀으로 변모했다.

경기 뒤 김상우 감독은 "4라운드가 정말 중요한데, 우리 선수들이 정말 잘해주고 있다"며 "우리 페이스를 잃지 않는다면 후회가 남지 않은 시즌이 될 것 같다"고 했다.

이날 우리카드 외국인 파다르는 1, 2세트에서 극도로 부진했다.

김상우 감독은 2세트 초반 파다르를 벤치로 불러들이기도 했다.

하지만 질책은 하지 않았다.

김 감독은 "파다르가 기복이 있긴 하지만, 휴식을 주면 다시 살아나곤 한다"며 "승부처에만 점수를 내주면 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실제 파다르는 3, 4세트에서 19점을 올리며 감독의 신뢰에 보답했다.

파다르의 공백을 메울 토종 공격수가 없다면 이런 신뢰도 쌓을 수 없다.

이날 22득점을 한 최홍석은 파다르가 부진했던 1, 2세트에 화력을 집중했다. 그는 "내가 버티면 파다르가 보답할 것으로 생각했다"고 했다.

센터 박진우, 박상하, 김은섭, 레프트 신으뜸의 공격 비중도 꽤 높다.

세터 김광국은 한두 명에 의존하지 않는다. 선수 간의 신뢰가 쌓인 덕에 가능한 볼 배급이다.

리베로 정민수의 몸을 날린 수비도 우리카드 분위기를 띄운다.

김상우 감독은 "전위에서 센터 등 선수들이 적극적으로 유효 블로킹을 하고, 수비에서 공을 올리면 공격수들이 득점한다. 그런 팀이 강한 팀인데, 우리가 조금씩 그런 모습을 갖춰가고 있다"고 했다.

우리카드는 그렇게 강한 팀이 되어간다.

jiks79@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