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硏 개헌보고서 파동…黨 조치 유보로 여진(종합)
秋 "오해 만으로 징계못해" 대선체제 전환하며 계파갈등 해소 시도
공약마련 차질 우려도…黨지도부 "공약개발 꾸준히 해나갈 것"
(서울=연합뉴스) 서혜림 기자 = 더불어민주당내 싱크탱크인 민주연구원의 이른바 '개헌 보고서'로 인한 파동이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
당내 진상조사위원회가 경위를 조사해 보고했지만 막상 지도부는 조치를 유보하고 있어 비문(비문재인) 진영의 반발이 계속되는 모양새다.
추미애 대표는 8일 오전 국회에서 신년 기자회견을 열었지만 이미 사의를 표명한 김용익 연구원장에 대해 "단순한 오해를 야기한 것으로 징계를 할 수 없다"며 "(사의 수용 여부에 대해서는) 나중에 밝히겠다"고만 말했다.
그러면서 "개헌 저지 보고서라고 하지 말라", "오히려 화낼 사람은 저다. 당 대표가 개헌논의를 못하게 한다는 등 부적절한 표현이 있었다"고 적극적으로 논란에 반박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에 따라 당내에서는 김 원장에 대한 사의가 반려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이날 추 대표가 '조기대선 체제' 전환을 선언한 것에 대해서도 개헌 보고서 논란을 둘러싼 계파간 충돌이 거세지자 이를 차단하면서 당의 결속을 강화하려는 취지가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이에 대해 비문(비문재인)진영의 한 인사는 "공정성 논란을 일으킨 사안에 대해지도부의 단호한 조치가 필요한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비문진영 대권주자인 김부겸 의원은 이와 관련해 입장문을 내고 "저 뿐 아니라 다른 대선주자들도 보고서의 편향성을 지적했기 때문에 적절한 조치가 있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김 의원은 "추 대표가 진상조사 중이기 때문에 더 얘기할 것은 없다"면서 "더이상 불미스러운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재발 방지대책을 마련해 달라"고 당부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일로 민주연구원의 공약개발 기능이 흔들리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연구원은 지난해 8월 추미애 당 대표가 취임한 이후 김용익 원장-진성준 부원장 체제로 새롭게 정비됐다. 기존 '민주정책연구원'이라는 이름에서 '정책'을 떼고 전략·정무적 자문 역할까지로 기능을 확대하면서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당초 김 원장과 진 부원장이 친문(친문재인) 인사들로 분류되는 인사들이라는 점에서 '편향된' 연구를 하지 않겠느냐는 우려가 일각에서 나왔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당과 연구원 측은 어떤 인사가 대선주자가 되더라도 이용할 수 있는 공약 패키지를 내놓겠다고 선을 그었다.
연구원은 이미 지난해 11월 민주연구원 이사회의 결정으로 15개 연구 어젠다를 선정하면서 공약 개발을 위한 밑그림에 착수했다.
하지만 연구원이 발간한 개헌관련 보고서가 선두주자인 문 전 대표를 대선후보로 상정한 전략을 담고 있다는 지적이 일면서 계파갈등의 한 복판에 놓였다.
더욱이 김 원장의 거취가 명쾌히 정리되지 않으면서 파동이 쉽사리 매듭지어지지 않으면서 연구원은 불안정한 상태를 이어가고 있다.
이에 대해 김부겸 의원은 입장문에서 "보고서 논란이 민주연구원의 정책연구기능을 위축시켜서는 안된다"며 "연구원은 정치적 입김에 휘둘리지 말고 소신을 갖고 본연의 연구임무에 매진해달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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