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 총리 비자금 스캔들 연루 국영투자사 청산 가시권

입력 2017-01-07 11:04
말레이 총리 비자금 스캔들 연루 국영투자사 청산 가시권

핵심자산 수개월 내 재무부 산하 기업으로 이관

(방콕=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 나집 라작 말레이시아 총리 비자금 스캔들의 '연결고리' 역할을 한 부실 국영투자회사 ƇMDB'의 청산이 가시권에 들었다고 싱가포르 일간 더 스트레이츠 타임스가 7일 보도했다.

1MDB 부채 청산 작업에 정통한 정부 고위관리와 변호사 등에 따르면 1MDB의 투자금 회수 및 구조조정을 위해 구성된 '부디만 위원회'(Budiman committee)는 이 국영투자회사의 자산을 수개월 내에 재무부 산하 기업에 이관할 계획이다.

위원회가 이관할 1MDB의 핵심자산은 수도인 쿠알라룸푸르 인근에서 중국-말레이 컨소시엄과 진행해온 197㏊ 규모의 신도신 건설사업과 28㏊ 규모의 금융허브 'TRX' 건설사업 등이다.

이들 사업을 비롯해 페낭 섬 에어 이탐 지구에 있는 94.7㏊에 달하는 토지가 재무부 산하 기업인 '피라미드 페르타마'(Piramid Pertama)와 '아로마 테라주'(Aroma Teraju)로 이전된다.

정부 고위관리는 "1MDB의 부채 담보 청산은 정부가 각각의 사안을 별도로 처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1MDB의 자산 청산 과정이 쉽지만은 않을 것이라는 게 정부 관리들과 금융계의 관측이다.

특히 1MDB가 발행한 채권 보유자와 채권은행 등이 이를 지지할지가 불투명하다. 현재 1MDB의 채권 규모는 47억8천만달러(약 5조7천억원)로 추정된다.

더욱이 1MDB의 채권 가운데 일부는 정부의 지급보증 수준이 서로 달라서 이를 청산하는 데에도 다양한 변수가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1MDB는 나집 총리가 국내외 자본을 유치해 경제개발 사업을 하겠다며 지난 2009년에 설립한 회사로, 이곳을 통해 나집 총리 개인 계좌에 8천억원에 달하는 돈이 흘러들어 간 정황이 포착되면서 '돈세탁' 혐의에 관한 본격적인 국제 공조 수사 선상에 올랐다.

2015년 말 한때 120억달러(약 14조3천억원)에 육박하는 부채가 드러나면서 부실과 비리 관련 조사를 받아왔다.

이런 가운데 1MDB는 지난해 11월 주요 자산 가운데 하나인 발전소 운영회사 '에드가 에너지'를 중국 기업에 매각하기도 했다.

국내외 투자를 활성화한다는 취지로 이 회사를 설립한 장본인들은 1MDB가 총리 개인과 여당의 비자금 창구로 변모했다는 비판을 일축해왔다.

그러나 이미 스위스와 미국 싱가포르 등지에서는 1MDB의 돈세탁 혐의에 관한 조사가 진전됐고, 관련자 처벌도 상당 부분 진척됐다.

이런 가운데 말레이시아 정부는 1MDB를 해산하고 투자를 회수해 빚을 청산하기 위해 지난해 4월 부디만 위원회를 발족했다.





meola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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