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많은 것 배웠다"…러시아 대선개입 진위엔 묵묵부답(종합)
정보기관 보고 받은 뒤 "러시아 지속적 해킹 시도" 첫 인정
"외국 사이버공격, 美대선결과에 영향 못 미쳐" 승리입장 불변
(워싱턴·서울=연합뉴스) 신지홍 특파원 김아람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6일(현지시간) 러시아 등의 해킹이 자신이 승리한 대선 결과에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트럼프 당선인은 이날 오후 트럼프타워에서 제임스 클래퍼 국가정보국(DNI) 국장 등 정보수장들로부터 '러시아의 미 대선 해킹사건' 보고를 받은 뒤 발표한 성명에서 "외국에 의한 사이버 공격이 투·개표기를 조작하는 등의 방법으로 대선 결과에 어떤 영향도 미치지 않았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러시아와 중국, 다른 나라들, 외부 단체와 개인들이 지속해서 우리 정부기관들과 기업들, 민주당 전국위원회(DNC)를 포함한 기관들의 사이버 인프라를 뚫으려 했다"고 밝혀 러시아가 DNC의 해킹 시도에 나섰음을 처음으로 인정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그동안 해킹을 통한 러시아의 대선개입 논란을 사실상 완전히 부정하는 강경한 태도를 보여왔다.
그는 성명에서 "공화당전국위원회(RNC)를 해킹하려는 시도들도 있었지만 RNC는 강력한 해킹 방어장치를 가져 해커들이 성공하지 못했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우리 정부든, 기관이든, 협회든, 기업이든, 우리는 사이버 공격들을 공격적으로 분쇄하고 막을 것"이라며 "취임 90일 안에 그 계획을 만들 팀을 임명하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당선인은 "미국을 안전하게 하려면 우리가 사용하는 방법들과 수단들, 전략들은 우리에게 해를 끼치려는 사람들에게 이익을 줄 공개토론이 돼서는 안 된다"며 "2주 뒤 취임선서를 하면 미국의 안전과 안보가 내게는 첫 과제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정보기관 보고 후 AP통신 전화인터뷰에서 "많은 걸 배웠다"면서도 러시아가 그를 위해 대선에 개입했다는 주장을 받아들이는지에 대한 입장을 밝히기를 거부했다고 AP는 전했다.
앞서 트럼프 당선인은 이날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러시아의 미국 대선개입 해킹사건'에 대해 "정치적 마녀사냥"이라고 비난한 바 있다.
마이크 펜스 부통령 당선인은 이날 트럼프 당선인과 정보기관 수장들의 만남을 두고 "건설적이고 정중한 대화가 오갔다"고 평가했다.
펜스 당선인은 "대통령 당선인은 사이버 공격을 방지하고 미래에 이런 공격으로부터 미국인들을 보호하기 위해 우리 행정부 초기에 공격적인 행동에 나설 뜻을 분명히 밝혔다"고 전했다.
트럼프 당선인이 러시아의 미국 대선개입 해킹 관련 기밀 정보를 보고받은 후 기밀 정보를 제외한 보고서는 일반에 공개됐다.
보고서가 공개되고서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인 척 슈머(뉴욕) 의원은 "러시아가 미국 정치를 방해할 수 있다"며 "어떤 당이 혜택을 봤는지와 상관없이 이 보고서는 두 당의 등골을 오싹하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그는 러시아의 미국 대선 개입을 조사할 특별 위원회 구성을 촉구했다.
낸시 펠로시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도 "러시아의 해킹이 도널드 트럼프를 지지하는 정치적 폭력 행위로 입증됐다"며 "푸틴 대통령은 해킹을 통한 미국 민주주의 공격을 지시했다"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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