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카콜라, 미국서 피소…"건강에 해로운 위험 숨기고 광고했다"
"질병 유발 가능성 무시, 소비자 속여…수십 년 전 담배 홍보전략과 비슷"
(서울=연합뉴스) 김아람 기자 = 세계 최대 청량음료 업체인 코카콜라가 당분이 많은 음료가 건강에 미치는 악영향을 축소해 소비자를 속이고 있다는 이유로 미국에서 고소당했다.
8일 미 CBS 방송 등에 따르면 미국 비영리 시민단체 프락시스 프로젝트는 소비자보호단체 공익과학센터(CSPI) 도움으로 최근 코카콜라와 미국음료협회(ABA)를 상대로 미국 캘리포니아 주 오클랜드 연방법원에 소송을 냈다.
코카콜라와 ABA는 탄산음료가 에너지를 북돋운다는 광고를 내면서 달콤한 음료가 비만, 당뇨, 심장질환 등을 유발할 수 있다는 과학적 연구 결과를 무시했다는 게 단체의 주장이다.
프락시스 프로젝트의 하비어 모랄레스 이사는 "우리는 정기적으로 단 음료를 마시는 위험성과 관련해 시민을 오도하는 광고에 맞서는 데 지쳤다"며 "건강 악화, 당뇨 증가 등으로 지역사회가 부담하는 할 비용이 너무 많다"고 소송 취지를 밝혔다.
특히 이들 단체는 코카콜라와 ABA가 탄산음료 홍보에 수십 년 전 담배업계와 비슷한 전략을 쓰고 있다고 주장했다.
CSPI의 소송 담당자 마이아 캐츠는 성명에서 "1950∼1960년대에 담배업계는 담배를 폐암 등과 과학적으로 연결하는 데 의구심을 제기하는 정교한 허위정보 캠페인을 했다"고 설명했다.
또 탄산음료 광고에 '균형', '칼로리 아웃(out)' 등 표현을 써 소비자들이 비만 원인을 운동 부족으로만 생각할 수 있으며, 콜라 섭취로 건강한 다이어트가 가능하다는 인식을 바로잡아야 한다고 단체는 지적했다.
코카콜라와 ABA 측은 소송이 법적 근거가 없으며, 소비자의 설탕 섭취를 줄이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켄트 랜더스 코카콜라 대변인은 "우리는 소비자와 그들의 건강을 매우 진지하게 생각하며, 소비자의 당류 섭취 관리를 돕는 믿을 수 있는 동반자가 되기 위한 여정을 해 왔다"고 말했다.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는 이번 소송이 음료 마케팅 규제와 설탕 첨가 음료에 부과하는 세금인 '소다세' 도입을 활성화해 음료 업계를 흔들 잠재력이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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