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비극 다시 없도록' 서울 선박안전체험장 3월 첫 개장
전후좌우 모션에 최대 20도까지 기울어 현실성↑…슬라이드로 탈출
(서울=연합뉴스) 이태수 기자 = 세월호 참사 1천일을 맞아 다시금 해상안전에 대한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내륙' 서울 한복판에서 선박 좌초와 탈출을 체험할 수 있는 실내교육시설이 만들어져 관심을 끈다.
서울시 소방재난본부는 광나루안전체험센터 1층 164㎡에 5억여원을 들여 선박안전 체험교육장 공사를 마쳤으며, 1∼2월 시범 운영을 거쳐 3월 정식 개장할 계획이라고 9일 밝혔다.
교육장은 서울에서는 처음으로 조성된 것이다. 폭 3.5m·길이 9.5m·높이 5.2m의 모형 선박을 핵심 시설로 한다. 1.5t을 견딜 수 있어 최대 20명까지 한 번에 수용할 수 있다.
이곳의 가장 큰 특징은 다른 대부분의 실내 선박안전 체험교육장과는 달리 모형 선박이 앞뒤·좌우·상하로 움직인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 실제 선박 사고가 일어난 것처럼 최대 20도까지 기울어지도록 해 현실성을 극대화했다는 설명이다.
광나루안전체험센터 관계자는 "최대 20도까지 기울기를 구현할 수 있지만, 성인 기준 10도만 기울어도 움직이기 쉽지 않더라"며 "훈련 중 안전을 위해 7∼10도로 설정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시설이 만들어진 데는 아무래도 2014년 4월 세월호 참사의 영향이 컸다. 움직이지 않는 모형 배에서 영상 위주로 학습하는 데에서 벗어나 만일의 사태를 위해 실제와 가까운 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기 때문이다.
센터 관계자는 "구명조끼 입기는 쉽다고 생각하지만, 초등학생의 경우에는 조끼 후크를 채우는 것조차 어려워한다"며 "미리 체험해 보는 일이 중요한 까닭이 여기에 있다"고 강조했다.
선박 사고를 가장한 탈출 훈련 프로그램은 30분 안팎으로 이뤄진다.
참가자가 사전 교육을 받고 모형 선박에 '승선'을 하면 구명조끼를 입는 법을 가르쳐준다. 조타석 앞에는 창문 대신 대형 화면 3개가 설치돼 각 상황에 맞는 풍경을 보여줘 현실성을 더했다.
출발한 지 얼마 뒤 선박이 좌초하는 상황이 빚어지고, 그에 따라 시설은 기운다. 좌초할 때는 '쿵'하는 움직임까지 구현했다는 것이 센터 측의 설명이다.
이후 '퇴선 명령'이 떨어지면 참가자들은 갑판으로 올라가 준비된 슬라이드를 타고 탈출하게 된다.
상황에 따라 여의치 않으면 갑판에서 직접 '볼 풀장 바다'로 뛰어들 수도 있다. 실제 상황이라면 구명보트를 기다릴 틈 없이 바다에 몸을 맡겨야 하는 때도 있을 터이기 때문이다.
센터 관계자는 "아이뿐 아니라 성인도 교육해 시민 누구도 바다나 계곡에서 안타까운 일을 당하지 않게 하는 것이 목표"라며 "여름철에는 피서지에 특화된 프로그램을 선보일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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