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차하고 문 잠그기 '깜빡'…절도범에 차량 '탈탈'
차 문 당겨보는 간단한 수법…경찰 "문단속 철저히 해야"
(대전=연합뉴스) 김소연 기자 = 주차 후 문단속을 제대로 하지 않으면, 차털이 범죄의 표적이 될 수 있다.
지난해 11월 27일 오전 2시 30분께 대전 중구 한 아파트 앞 주차장에 한 남성이 나타나더니 줄지어 주차된 차량 문을 하나씩 당겨보기 시작했다.
수차례 차량 문을 당겨보기를 반복했을 때쯤, 한 차의 문이 덜컥 열렸고 그는 차 안을 뒤져 현금 54만원을 훔쳐 달아났다.
이 남성은 차털이범 A(47)씨로, 지난해부터 최근까지 차량 33대를 털어 현금 등 총 1천400만원 상당의 금품을 챙겼다.
또 지난해 12월 22일 대전 중구 한 도로변 주차장에서도 차량에 들어가 현금 등을 훔치던 B(55)씨가 이 모습을 본 차 주인의 신고로 경찰에 붙잡혔다.
그는 지난해 10∼12월 10차례에 걸쳐 차 안에서 총 540만원을 훔쳐 달아난 것으로 조사됐다.
A씨와 B씨는 일정한 직업이 없거나 노숙자로, 길을 지나며 눈에 띄는 차량마다 문을 당겨 열어보는 수법으로 금품을 훔쳤다.
특별한 기술도, 도구도 필요하지 않은 이런 간단한 수법에 의외로 많은 이들이 당했다.
피해자들은 깜빡잊고 차량 문을 잠그지 않거나, 가까운 거리를 다녀오면서 일부러 문을 열어뒀던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문이 잠기지 않은 차가 많았고, 한 차에서 수십만 원을 챙기는 경우도 있었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문단속을 철저히 하는 등 간단한 습관으로 차털이 범죄를 예방할 수 있다고 당부했다.
경찰 관계자는 "주차를 한 다음엔 문을 잠갔는지 꼭 확인해야 하고, 차 안에는 가급적 귀중품을 두지 않는 게 좋다"며 "어쩔 수 없이 귀중품을 둘 경우 눈에 잘 띄지 않는 뒷좌석이나 트렁크에 넣어야 피해를 예방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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