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 vs 재건축…대구농수산물도매시장 현대화 사업 어떻게

입력 2017-01-08 09:01
이전 vs 재건축…대구농수산물도매시장 현대화 사업 어떻게

상인 등 방식 두고 의견 갈려 3년 넘게 표류…대구시 "더는 못 미뤄"

(대구=연합뉴스) 최수호 기자 = 대구시가 올해 상반기 안에 농수산물도매시장(북구 매천동) 현대화 사업 방향을 확정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8일 시에 따르면 2013년부터 추진한 대구농수산물도매시장 현대화는 사업 방식을 두고 상인 등 사이에 의견이 갈린 탓에 3년여 동안 표류하고 있다.

당초 작년 연말 현 장소에 재건축할 것인지, 다른 장소로 옮길 것인지에 최종 결론이 나올 것으로 예상했으나 합의에 실패해 결국 해를 넘겼다.

시는 "현대화에 필요한 예산 3천500억원 가운데 국비 600억∼700억원을 받기 위해선 추진방식에 상인 간 합의가 필요하다"며 "하지만 결론을 내기가 쉽지 않아 사업을 미뤘다"고 말했다.

한강 이남 최대 농산물 집산지인 대구농수산물도매시장은 1988년 문을 열었다.

그러나 비효율적인 건물 배치, 공간 포화, 건물 안전성 등을 이유로 2005년부터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계속 나왔다.

이에 따라 시가 2013년 '농수산물도매시장 시설 현대화 방안 계획수립' 용역을 실시한 결과 재건축보다 이전이 필요하다는 결론이 나왔다.

시는 북구 검단동, 달성군 하빈면 등 4곳을 이전 후보지로 정하고 적합 장소를 물색했지만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이에 2015년 다시 관련 용역으로 재건축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당시 시 관계자는 "기존 터를 매각하고 도매시장을 이전하면 매입 대상자를 이른 시일 안에 찾기 어렵고 사업비도 막대하게 든다"며 "북대구 IC 등 주변 교통망이 발달한 현재 도매시장 수송여건 등도 장점으로 고려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부 상인은 "도매시장 상인 대다수가 이전을 요구했음에도 의견을 묵살했다"며 "이전보다 공사 기간이 2∼3년 더 걸리는 재건축은 도매시장 기능 위축, 물동량 감소 등 부작용을 낳을 게 뻔하다"며 반발했다.

이밖에 이전을 주장하는 상인 사이에도 후보지를 두고 의견이 분분한 상황이다.

달성군 화원읍 구라리·하빈면 대평리, 북구 팔달동 3곳을 중점 거론하고 있지만, 여건이 더 나은 또 다른 장소를 찾아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시는 농수산물도매시장 시설 안전성, 상인 간 갈등 등을 고려할 때 현대화 문제를 더는 미룰 수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

대구시 관계자는 "수시로 간담회를 열어 상인 의견을 수렴하고 가능한 한 상반기 안에 결론을 내릴 계획이다"고 밝혔다.

su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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