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핵 연루' 中훙샹, 거액 주식처분…마샤오훙 은행감사서 퇴출(종합)
마샤오훙 비리수사 마무리 수순 관측…中 "조사중…끝나면 발표할 것"
(베이징=연합뉴스) 홍제성 특파원 =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에 연계된 혐의로 중국 당국의 조사를 받아온 랴오닝(遼寧) 훙샹(鴻祥)그룹의 마샤오훙(馬曉紅·47) 대표가 훙샹이 보유한 중국 시중은행 주식 전체를 처분한 것으로 확인됐다.
마 대표가 이 과정에서 이 은행의 감사 자리에서 퇴출된 사실도 새롭게 드러났다.
훙샹그룹은 지난 3일자로 홈페이지에 공고문을 올려 "2016년 12월 30일자로 (핵심계열사인) 단둥훙샹실업발전유한공사(이하 훙샹실업발전)가 보유 중이던 단둥(丹東)은행 주식 3천675만주를 단둥리다(利達)자산경영한공사에 전부 매각했다"고 밝혔다.
비상장 주식인 단둥은행의 주당순자산(2014년 기준)이 2.55위안(약 174원)임을 고려할 때 어림잡아 최소 9천371만 위안(163억원) 상당을 처분한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9월 당국의 조사 사실이 발표된 직후 폐쇄됐던 이 회사의 홈페이지는 이 공고문 외에는 다른 내용은 확인할 수 없는 상태다.
단둥은행도 지난달 30일자 홈페이지 공지문을 통해 "2016년 제3차 주주총회에서 훙샹실업발전의 단둥은행 지분 매각이 승인됐다"며 "주식매각은 12월 30일 등기변경 절차까지 모두 마무리돼 훙샹실업발전은 단둥은행 지분을 일절 보유하지 않게 됐다"고 밝혔다.
이 은행은 이번 주식매각이 자사의 경영능력과 자산보유 상황에는 악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단둥은행은 앞서 지난달 20일자 공고문에서는 "은행 이사회 주주이자 감사인 마샤오훙이 자격을 상실함에 따라 감사직에 면직했다"고 밝혔다.
더 이상 마샤오훙과 관련이 없다며 선 긋기에 초점을 맞춘 것이다.
이 은행은 단둥 지역을 기반으로 1993년 설립된 상업은행으로 총자산 636억1천만 위안(약 12조원)에, 총 직원수는 1천544명에 달한다.
이같은 움직임으로 볼 때 그에 대한 중국 당국의 비리수사가 사실상 마무리 수순에 접어든 것이란 관측을 낳고 있다.
훙샹실업발전이 자산을 정리해 폐업 또는 청산절차에 돌입했거나 마샤오훙에게 거액의 벌금형이 선고될 가능성이 있어 급히 돈이 필요했을 것이란 해석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한 대북 관측통은 "마샤오훙의 훙샹은 이미 재기나 회생이 불가능할 정도로 엄청난 타격을 받았다"며 회사는 이미 정리 수순에 들어갔을 것이라고 말했다.
마샤오훙은 지난해 9월 중국 외교부가 훙샹실업발전과 그가 교역과 관련해 중대한 경제범죄를 저지른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다고 밝힌 이후 중국 사법당국으로부터 수사를 받아왔다.
마샤오훙과 훙샹실업발전은 회사 관계자 3명과 함께 지난해 9월부터 미국 재무부의 직접 제재 리스트에 올랐고 우리 정부도 지난해 11월 말 대북 제재결의 2321호가 채택된 직후 이들을 독자제재 리스트에 올렸다.
이들은 북한의 핵 프로그램 개발에 관련된 우라늄 등을 북한에 밀수출한 혐의를 받고 있다.
아직 중국 당국이나 관영 매체에서는 마샤오훙에 대한 수사가 어떻게 마무리됐는지에 대한 발표나 보도는 나오지 않고 있다.
겅솽(耿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6일 정례브리핑에서 마샤오훙에 대한 수사의 종료 여부를 확인해 달라는 연합뉴스의 질문에 대해 "아직도 조사가 진행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일단 조사가 마무리되면 조속히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 대북 소식통은 "이미 수사가 마무리됐거나 적어도 곧 마무리될 것이란 이야기가 들린다"면서도 아직 당국의 확인이나 발표가 없어 어느 수준의 처벌이 이뤄졌는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마샤오훙과 관련이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중국 매체의 보도가 나와 주목된다.
펑파이(澎湃)신문망은 5일 랴오닝(遼寧)성 부정선거 사건으로 총 955명이 조사와 처벌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왕민(王珉) 전 랴오닝 당서기, 쑤훙장(蘇宏章) 전 랴오닝성 정법위원회 서기, 왕양(王陽) 전 랴오닝성 인민대표대회 상무위 부주임 등 총 34명의 고위간부가 포함됐다고 보도했다.
마샤오훙은 북핵 연계 혐의와 별도로 부정선거 파문에도 연루돼 조사를 받으면서 랴오닝성 인민대표대회(인대) 대표 자격도 상실했다.
js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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