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모를 살해한 뒤 아내를 납치해 도주한 20대 남성이 13일 구속됐다.
서울동부지법은 13일 서범준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존속살해와 특수감금 혐의를 받는 A씨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를 열고 "도망할 염려와 증거 인멸의 염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A씨는 모자를 눌러쓰고 마스크를 착용한 채 법원에 출석했다. "장모를 왜 살해했나", "범행을 미리 계획했나", "다른 가족도 죽이려 했나"라는 취재진 질문에는 답하지 않고 법정으로 들어갔다.
A씨는 지난 11일 오전 5시 38분께 서울 송파구 처가를 찾아가 50대 장모를 흉기로 찌른 뒤 아내를 차량에 태워 달아난 혐의를 받는다. 현장에서 발견된 장모는 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옮겨졌으나 끝내 숨졌다.
경찰 조사에서 A씨는 혐의를 대체로 인정했다. 다만 살인은 우발적이었고 장모를 해칠 생각은 없었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자신을 상대로 소송을 낸 아내에게 감정이 좋지 않았다는 취지로도 진술했다.
경찰은 A씨가 범행 4시간여 전부터 인근에서 흉기를 들고 아내를 기다린 점을 토대로 보복·계획 범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이를 입증하기 위해 A씨가 아내를 태우고 강원 양양으로 이동한 차량의 블랙박스를 확보해 당시 대화 내용을 분석 중이다.
일대 CCTV 영상으로는 A씨가 현장을 사전 답사했는지 등 계획성이 드러나는 정황을 확인하고 있다. 휴대전화 등 전자기기도 압수해 범행 준비 정도와 아내 또는 처가를 공격하려는 의사가 있었는지 살필 계획이다.
인터넷 검색기록과 생성형 인공지능(AI) 대화 내용 등도 확인할 방침이지만, A씨의 주거지가 일정하게 특정되지 않아 우선 동선 전반을 역추적하고 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A씨는 처가 가족의 신변을 볼모로 아내를 줄곧 협박해온 것으로 파악됐다. 서울 송파경찰서는 수사 과정에서 피해자 측으로부터 이런 취지의 진술을 확보했다.
A씨 아내는 이혼소송을 진행하다 '혼인 자체가 무효'라는 취지의 혼인 무효 소송으로 바꾸려고 준비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보복 범죄가 인정되면 형이 무거워진다. 특가법상 보복살인의 법정형은 사형, 무기 또는 10년 이상 징역으로 통상 살인죄보다 높다. 이 혐의는 자신이나 타인의 수사·재판에 단서나 진술 등을 제공한 것에 대한 보복으로 살인이 이뤄졌을 때 적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