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초 7000선을 웃돌았던 코스피 지수가 불과 5거래일만에 6000선을 위협받게 됐다. 간밤 미국발 반도체 쇼크가 국내 증시를 덮치면서 외국인의 대규모 매도세가 이어지고 있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9시 50분 기준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326.04포인트(-5.11%) 하락한 6058.20포인트를 기록 중이다. 지난 2일 7003포인트였던 코스피 지수는 5거래일만에 12% 가량 하락해 6000선마저 내어줄 상황에 놓였다.
이 기간 외국인 투자자는 유가증권 시장에서 9조원 넘게 팔아치우며 지수 하락을 주도하고 있다. 지난 9월 23일부터 11거래일 연속 순 매도세다. 이날 코스닥 지수도 23.2포인트(-2.73%) 하락한 826.0포인트를 나타내고 있다.
지수 급락의 여파로 유가증권 시장에서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됐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47분 58초 코스피200 선물지수의 변동으로 유가증권시장의 프로그램 매도호가 효력이 5분간 정지됐다. 발동 시점 기준 코스피200 선물지수는 전 거래일 종가보다 51.20포인트(5.08%) 낮은 955.02였다.
유가증권시장 매도 사이드카는 코스피200선물 지수가 5% 이상 하락해 1분간 지속되는 경우 발동된다. 코스피 시장에서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한 것은 8월 19일 이후 처음이다. 지수가 약 두 달 만에 다시 급격한 변동을 겪은 셈이다.
이날 폭락세는 미국 주식 시장의 반도체주 약세에서 비롯됐다. 전날 미국 증시에서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가 2.67% 하락했고 마이크론테크놀로지(-3.88%), 샌디스크(-5.97%), 인텔(-3.20%) 등 주요 기술주가 일제히 무너진 여파다.
국내 증시에서도 반도체 대장주가 직격탄을 맞았다. 삼성전자는 4.59% 급락한 23만 9000원에, SK하이닉스는 5.36% 폭락한 151만 9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삼성SDI(-5.88%), SK스퀘어(-7.52%) 등 주요 종목들도 일제히 파란불을 켰다.
수급을 살펴보면 외국인이 유가증권 시장에서 9377억원을 순매도하며 지수 하락을 주도하고 있다. 개인과 기관이 각각 4881억원, 3791억원을 사들이며 방어에 나섰지만 추락을 막기에는 역부족이다.
주식 시장의 투자 심리가 차갑게 얼어붙으면서 채권 금리가 하락(채권 가격 상승)하는 등 안전자산 쏠림 현상도 짙어지고 있다. 한국 국채 2년물 금리는 4.4bp 내린 3.866%, 10년물 금리는 8.9bp 내린 4.305% 수준에 거래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