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가 마이크론보다 낮게 평가 받는 현상이 다시 심해졌다는 분석이 나왔다. 메모리 업황 악화보다는 외국인 매도와 자회사 솔리다임의 미국 상장설이 영향을 미쳤다는 진단이다.
김준영 iM증권 연구원은 12일 보고서에서 마이크론의 SK하이닉스 대비 주가수익비율(PER) 프리미엄이 1.60배라고 집계했다. 마이크론이 같은 이익 대비 60% 높은 평가를 받는다는 의미다. 지난달 중순 1.40배까지 좁혀졌던 격차가 한 달 만에 다시 벌어졌다. SK하이닉스의 선행 PER은 9월 23일 4.46배에서 3.70배로 약 17% 낮아진 반면, 마이크론은 5.9~6.9배를 유지했다.
김 연구원은 "이를 메모리 사이클 훼손으로 해석하기 어렵다"고 봤다. 업황이 원인이었다면 범용 메모리 비중이 큰 마이크론의 평가가 먼저 낮아졌어야 한다는 것이다.
대신 외국인 수급 부담을 원인으로 꼽았다. 추석 연휴 이후 첫 거래일인 지난달 28일 외국인은 코스피에서 3조2,400억원을 순매도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각각 5% 넘게 하락했다.
더 큰 요인은 기업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eSSD) 자회사 솔리다임의 미국 상장설을지목했다. 자회사가 별도로 상장하면 모회사 가치에 할인이 적용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김 연구원은 "반대로 상장을 하지 않으면 자금조달 여력이 줄어 주주환원 규모가 축소될 가능성이 있다"며 "구조적 할인 요인을 해소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솔리다임은 최근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를 상장 주관사로 선정하고 관련 절차를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기업가치는 최대 1천억달러(약 134조원)로 전망된다.
iM증권은 40조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소각도 평가 격차를 근본적으로 줄이기는 어렵다는 분석을 내놨다. 소각이 주가를 지지하는 요인이지만 평가 배수를 바꾸지는 못한다고 설명했다. 주식 수 감소로 주당순이익이 늘면 선행 PER은 기계적으로 낮아지기 때문이다.
김 연구원은 "재평가를 위해서는 2028년 이후에도 이익이 유지될 수 있다는 근거가 필요하다"고 봤다. 이달 말 3분기 실적과 함께 제시될 추가 환원책을 마이크론과의 평가 격차를 줄일 변곡점으로 꼽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