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하필 999세대?...재건축의 숨은 셈법

입력 2026-10-12 17:48
<앵커> 최근 서울에서 구백구십몇 세대로 재건축을 하는 아파트 단지들이 늘고 있습니다.

세대수를 더 늘릴 수 있는데도, 천 세대를 넘지 않도록 재건축을 하고 있는 건데요. 그 이유를 유주안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서울 강남구 대치동의 한 재건축 단지.

이 아파트는 2년 전 1,072세대로 추진하던 재건축 사업 규모를 999세대로 줄였습니다.

1,000세대부터 적용되는 공원 면적 확보와 비용이 드는 각종 안전 규제들을 피하기 위해서입니다.

노원구 상계동의 다른 재건축 단지도 996세대로 재건축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용적률을 더 높여준다고 해도, 당장은 세대수를 늘리는 게 실익이 없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상계주공5단지 재건축조합 관계자: 천 세대 이상 가는 게 공원 기부채납이나 여러 가지 때문에 무리가 있고, 추가되는 공사비, 공공기여, 설계 변경 비용, 인허가에 필요한 시간까지 함께 계산해야 하기 때문에...]

최근 몇 년 새 서울에서는 1,000세대부터 생겨나는 새로운 의무와 복잡한 절차를 피하기 위한 990대 재건축이 등장하고 있습니다.

999세대에서 1,000세대로 한 가구만 늘어도, 비용이 더 드는 장수명주택 인증을 받아야 하고, 규모에 걸맞은 공원 용지도 내놔야 합니다.

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장수명주택 인증의 최저 등급을 받는 데만 공사비가 3%가량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김제경 투미부동산컨설팅 소장] 심의 개수가 많아지는 것 자체가 일단은 부담이다 보니까 보통은 (세대수를) 안 늘리려고 하는 거죠… 인허가 절차가 한두 개씩 더 생길 때마다 그에 따른 준비 서류니 뭐니 몇 달씩 더 지연될 수도 있잖아요.]

세대수를 늘리는 만큼 늘어나는 임대주택 기부채납도 재건축 조합들이 실속형 재건축을 선택하는 이유 중 하나입니다.

1,000세대가 가르는 사업성의 기로에서 실속을 선택한 결과가 999세대 아파트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유주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