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사이버안보 기술을 연구하는 정부출연연구기관 직원들이 근무 시간에 단체로 온라인 게임 '스타크래프트' 서버에 접속하다 적발됐다. 일부 직원은 하루 9시간 가까이 접속한 것으로 드러났지만, 징계는 경징계인 견책에 그쳤다.
12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황정아 의원이 국가보안기술연구소(국보연)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국보연 사이버안보훈련센터 직원 5명은 2024년 9월부터 12월까지 근무 시간에 스타크래프트 게임 서버인 '배틀넷'에 반복적으로 접속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관리자가 휴가나 출장으로 자리를 비운 사이 업무용 PC 등을 이용해 게임 서버에 접속했다. 직원 중에는 근무 시간 중 게임 서버에 접속한 시간이 90시간 이상인 사례도 있었다.
한 직원의 하루 접속 시간은 최대 8시간 53분에 달했다. 다른 직원 역시 하루 7시간 21분 동안 접속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상적인 근무 시간 대부분에 해당하는 시간 동안 게임 서버에 접속한 셈이다.
이들이 근무한 사이버안보훈련센터는 대전 유성구 본원과 떨어진 별도 건물에 있다. 직원들은 외부 교육용 회선에 게임 서버 접속 차단 조치가 적용되지 않는 점을 이용한 것으로 파악됐다.
일부 직원은 같은 해 12월 실험인터넷 회선이 차단되자 내부 로컬망을 통해 다시 접속한 흔적도 확인됐다. 이 같은 행위는 동료 직원이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신문고에 제보하면서 드러났다.
적발된 직원들은 큰 행사가 끝난 뒤 회포를 풀자는 의견이 나와 게임에 접속했다고 진술했다. 다만 서버에 접속한 시간 내내 실제 게임을 한 것은 아니라고 해명했다.
국보연은 징계위원회를 열어 직원 5명 모두에게 견책 처분을 내렸다.
특히 게임 서버 접속 시간이 가장 길고 육아휴직 부정 사용 등 다른 문제까지 적발된 직원에 대해서는 감봉이 필요하다고 판단했지만, 국가과학기술연구회(NST) 이사장 표창을 받은 이력을 고려해 견책으로 징계 수위를 낮췄다.
국보연은 게임 서버 접속 시간만큼 개인 연차 유급휴가를 차감하고, 연차가 부족한 직원은 급여에서 해당 시간을 차감했다고 설명했다.
또 교육용 회선을 중앙관리 방식으로 통합하고 모든 사용 기록을 모니터링하는 한편, 게임 등 비업무 사이트 접속을 차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 직원 대상 보안교육과 센터 내 관련 교육도 실시했으며 외부 교육용 네트워크 운영 결과를 정기적으로 점검·보고하도록 했다.
황정아 의원은 "국가 사이버안보를 지켜야 할 직원들이 관리자 부재를 틈타 게임 서버에 반복 접속한 것은 심각한 기강 해이"라며 "감봉이 필요하다고 판단하고도 과거 표창을 이유로 견책으로 낮춘 것은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솜방망이 징계"라고 지적했다.
이어 "철저한 복무 관리와 엄정한 책임 추궁은 물론, 내부 신고자가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보호체계도 점검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