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사태 당시 사업 실패와 소득 감소 등으로 발생한 국세 체납이 수년이 지나도록 해소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중장년층과 고령층을 중심으로 체납액이 빠르게 늘면서 생계형 체납자에 대한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1일 국회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 민병덕 의원이 국세청에서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코로나19가 확산했던 2020∼2022년 새롭게 발생한 국세 체납은 총 956만6천600건으로 집계됐다. 금액으로는 61조9천10억원에 달했다.
연도별 신규 체납액은 2020년 19조2천364억원에서 2021년 19조6천711억원, 2022년 22조9천935억원으로 매년 증가했다.
문제는 당시 발생한 체납이 이후에도 충분히 해소되지 못하면서 전체 체납 규모가 계속 불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국세청이 징수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해 관리하는 '정리중 체납액'은 2020년 9조5천284억원에서 올해 6월 24조1천127억원으로 증가했다. 5년 반 만에 약 2.5배로 확대된 것이다.
같은 기간 정리중 체납 인원도 86만4천107명에서 100만2천348명으로 늘어났다.
정리중 체납액은 향후 징수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되는 세금으로, 사실상 징수가 어렵다고 인정돼 징수를 잠정 보류하는 정리보류와는 구분된다.
연령대별로는 60대 이상 고령층의 체납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2021년과 올해 6월을 비교하면 60대 정리중 체납액은 1조2천377억원에서 3조2천883억원으로 2.7배, 70대 이상은 6천154억원에서 1조7천127억원으로 2.8배로 늘었다. 전체(2.1배)보다 가파른 증가세다.
50대 정리중 체납액은 4조3천200억원으로 연령대 가운데 가장 많았고, 2021년(2조2천870억원)의 1.9배였다.
코로나19 충격을 직접 받았던 업종의 체납 증가 현상도 관찰됐다.
숙박업의 부가가치세 정리중 체납액은 같은 기간 128억원에서 505억원으로 3.9배로 커졌다.
소매업은 2천107억원에서 5천791억원으로, 음식업은 2천67억원에서 4천711억원으로, 서비스업(기타 포함)은 1조807억원에서 2조4천266억원으로 늘었다.
다만 국세청은 자영업자를 특정해 국세 체납 현황을 별도로 구분·관리하고 있지 않아, 코로나19 시기 발생한 자영업자 체납의 장기화 실태를 정확히 파악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민 의원은 "코로나 시기에 사업이 무너진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이 아직도 체납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며 "그런데도 국세청이 자영업자 체납 현황을 별도로 관리하지 않는 것은 정책 사각지대를 방치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민 의원은 이와 함께 현재 운영 중인 국세청의 영세개인사업자 체납액 징수특례·생계형 체납자 체납액 납부의무 소멸 제도 등을 더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