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구겐하임 물들인 LG 시그니처 10주년… "美 프리미엄 가전 공략 가속"

입력 2026-10-11 10:24


[뉴욕=조연 특파원] 현대미술의 성전이라 불리는 구겐하임 미술관에서 LG전자의 프리미엄 가전 브랜드 'LG 시그니처' 갈라쇼가 열렸다. 구겐하임이 신제품 론칭 행사에 문을 연 것은 개관 이래 처음이다.

LG전자는 현지 시간 8일 뉴욕 맨해튼 구겐하임 미술관에서 'LG 시그니처'의 미국 진출 10주년을 기념하는 갈라쇼를 개최했다. 이번 행사는 "당신의 시그니처는 무엇인가요?"라는 주제로 북미 시장 확대 전략과 함께 신제품이 공개됐다.

구겐하임 미술관의 원형 로툰다에는 LG 시그니처의 신제품, 냉장고와 오븐레인지, 쿡탑 등 주방 가전이 전시됐고, 뉴욕의 떠오르는 젊은 셰프 콰메 온우아치와 쇼콜라티에 아모리 귀숑이 다양한 요리를 선보이는 퍼포먼스와 가수 존 메이어의 공연이 분위기를 띄웠다.

세계 최대 가전 시장인 미국은 프리미엄 가전 경쟁의 무대가 넓어지고 있다. 냉장고나 세탁기 한 제품의 성능을 겨루는 데서 그치지 않고, 주방과 세탁실을 포함한 집 전체를 하나의 브랜드로 채우는 가전 시장이 자리 잡고 있다.

LG전자는 올해로 출시 10주년을 맞이한 LG 시그니처 제품 라인업을 모두 10개의 제품군으로 확대함과 동시에, 통일감 있는 디자인으로 집 전체를 조화로운 공간으로 만드는 빌트인 디자인을 '아이코닉', '테일러드', '심리스' 등 3개 라인업으로 세분화해 선보였다.

그리고 이날 3대 디자인 스타일의 이름을 따 문화예술계 인사들에 대한 시상식도 펼쳐졌다. 특히 '아이코닉' 상은 시대의 아이콘으로 꼽히는 드류 베리모어 영화배우에게 돌아갔는데, 그는 "드류 베리모어쇼가 유명하지 않을 때부터 가능성을 믿고 한결같이 함께 파트너가 되어준 LG에게 고맙다"는 말을 전했다.

곽도영 LG전자 북미지역대표(부사장)는 "지난 10년간 LG 시그니처는 절제된 디자인과 혁신 기술로 프리미엄 가전의 기준을 제시해 왔다"며, "공간의 품격을 높이는 디자인에 AI 기반 편의성까지 더한 라인업으로 북미 고객들에게 차원이 다른 경험을 제공하겠다"고 강조했다.



▲ 10개 라인업에 3대 디자인…"빌트인처럼 집 전체를"

2016년 출시된 LG 시그니처는 올해 주방 가전 제품군을 크게 늘렸다. 냉장고·세탁기·건조기·세탁건조기·식기세척기에 오븐레인지·월오븐·후드·쿡탑·후드 겸용 전자레인지를 더해 모두 10개 제품군을 갖췄다.

핵심은 '통일감'이다. 따로 사도 빌트인 가전처럼 디자인이 맞아떨어지도록 해, 집 안 전체를 고급스럽고 조화로운 공간으로 꾸미려는 하이엔드 소비자의 수요를 겨냥했다. 디자인도 세 갈래로 나눴다. 메탈 소재에 골드 라인을 더한 '아이코닉', 다양한 색상을 고를 수 있는 '테일러드', 튀어나온 부분 없이 가구 라인에 딱 맞는 '심리스'다.

판매 방식도 바뀐다. 그동안 브랜드 이미지를 지키기 위해 플래그십 매장에만 진열해 왔지만, 이번 신제품부터는 주요 유통 거래선의 일반 매장으로 진열을 크게 넓힐 계획이다.

AI 기능도 강화됐다. '고메 AI'가 들어간 오븐레인지는 내부 카메라로 식재료를 알아보고 알맞은 레시피를 추천하며, 굽기 정도에 맞춰 알람을 보낸다. 미국 소비자매체 컨슈머리포트가 꼽은 '2026년 베스트 세탁기·건조기'에는 시그니처 세탁기·건조기 세트가 가장 높은 점수로 이름을 올렸다.

▲ 승부처는 '빌더' 시장…2년 연속 고성장

LG가 프리미엄 라인업에 공을 들이는 배경에는 '빌더' 시장이 있다. 빌더 시장은 미국 전역에서 주택을 짓는 건설사와 부동산 개발업체에 냉장고, 식기세척기, 오븐, 세탁기 등을 묶어서 공급하는 B2B 시장으로, 미국 전체 가전시장의 약 20%를 차지한다. 새집을 지을 때 들어갈 가전 브랜드가 이 단계에서 정해지는 만큼, 미국 가정의 '안방 설계도'를 누가 쥐느냐의 싸움인 셈이다.

이 시장은 GE와 월풀 같은 현지 업체들이 강세를 보여 왔다. LG전자의 빌더 시장 매출은 2024년 64%, 2025년 40% 넘게 성장하며 2년 연속 큰 폭의 증가세를 이어갔다. 2024년에는 미국 2위 빌더인 레나(Lennar)에 처음 제품을 공급했고, 지난해에는 미국 상위 10대 빌더 중 하나인 센추리 커뮤니티스(Century Communities)와 생활가전 독점 공급 계약을 맺었다. 지난해 'LG 프로 빌더'의 연간 계약 수주 건수도 1년 전보다 25% 이상 늘었다.

정연관 LG전자 미국 HS영업담당 상무는 "초프리미엄 브랜드인 'SKS'와 코어 브랜드 'LG' 사이 중간 제품 라인업을 더 두텁게 하겠다는 목표로 LG 시그니처 라인업을 확대했다"며 "집에서 파티를 여는 문화라 미국에서 가전은 한국과 의미가 또 다른 것 같다. '조용한 럭셔리'를 추구하는 만큼 공간을 완성하는 제품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