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젊은 세대들이 미국 유명 패션 브랜드 제품까지 갖고 싶어할 정도로 과거와 사고방식이 달라졌지만, 김정은 체제에 도전할 만한 움직임은 찾아보기 어렵다는 북 구호단체 책임자의 경험담이 공개됐다.
캐시 젤위거는 스위스 출신으로 홍콩에 있는 구호단체 카리타스의 책임자 등을 맡아 북한을 자주 드나들었던 인물이다. 그는 8일(현지시간) 자신의 책 '미스 캐시'를 소개하는 스팀슨센터 주최 행사에서 북한의 변화를 '6M'으로 요약했다.
이 6M은 "돈(Money), 시장(Markets), 휴대전화(Mobiles), 자동차(Motor cars), 중산층(Middle class)"에 더해 "젊은 세대의 사고방식(Mindsets)"의 변화라고 젤위거는 소개했다.
다만 북한인들 사이에서 "정부에 대한 노골적인 적대감을 느낀 적은 없었다. 중국, 구소련, 베트남 등에 존재했던 것과 조금이라도 비슷한 반체제 활동이 존재한다는 느낌은 더더욱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북한) 사람들은 아주 어린 시절부터 정권과 지도자에 대한 충성심을 주입받는다. 마치 16세기 조선 왕국과 같다"며 "그 위에 현대적인 레닌주의 조직체계와 정치적 통제가 덧씌워져 있다. 따라서 정권에 도전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해진다"고 말했다.
젤위거는 "그들은 (1995년) 대기근 시기나 기근 이후에 태어난 젊은이들로, 정부가 모든 것을 나눠주던 체제를 경험하지 못한 세대"라고 설명했다.
젤위거는 북한이 코로나 팬데믹으로 국경을 폐쇄하기 전인 2019년 말까지 북한과 홍콩을 오가며 구호 활동을 해왔다.
그는 얼마 전 북한에 간 동료 한 명이 '룰루레몬 요가복을 가져와 달라'는 북한 사람의 부탁을 받았다고 말하며 "평양 거리에선 반려동물도 눈에 띈다"고 최근의 변화상을 전했다.
젤위거는 북한에 머무르면서 '평양 비즈니스스쿨'을 운영한 경험이 있다. 그는 도시의 젊은 세대 사이에 "배우고자 하는 열망이 강했다"며 호텔에 가면 직원들이 모두 TV 앞에 앉아 중국어와 영어를 배우는 모습을 볼 수 있다고 전했다.
평양 비즈니스스쿨에선 자본주의 경제 교육도 했는데, 초기에는 '이윤'이라는 개념이 없어 당혹스러웠다고 돌아봤다. 강사들은 중국·일본 및 다국적 기업 사례는 들 수 있지만, 한국 기업에 대해서는 입에 올려선 안 된다고 했다.
젤위거는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북한 사람들이 러시아 편에 서서 싸우기 때문에 (유럽에선) 북한을 위한 지원금을 모금하는 게 거의 불가능해졌다"고 말했다.
미국과 한국의 대북(對北) 인도적 지원 노력에 대해선 "너무 강하게 밀어붙이면 원하는 것을 얻지 못한다. 때로는 한발 물러서서 기다리는 편이 훨씬 낫다"고 조언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