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107조 '잭팟' 터졌는데…웃지 못하는 개미들

입력 2026-10-08 12:18
삼성전자 역대 최대 실적에도 코스피 약세 외국인·기관 동반 매도에 6,800선 아래로…코스닥도 0.5%↓


삼성전자가 국내 기업 최초로 분기 영업이익 100조원을 돌파하는 역대급 실적을 발표했지만 국내 증시는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미국 국채금리 급등과 외국인·기관의 동반 매도세가 맞물리면서 코스피는 8일 6,700선까지 밀려났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 32분 기준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0.79% 하락한 6,749.85를 나타냈다.

지수는 전장 대비 0.07% 상승한 6,808.68로 출발했으나 이내 하락세로 돌아섰다. 장중 한때 6,731.75까지 떨어지며 낙폭을 1.06%로 확대하기도 했다.

같은 시각 코스닥도 0.47% 내린 894.25를 나타냈다.

이날 개장에 앞서 삼성전자는 연결 기준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107조4천억원으로 작년 동기보다 782.5% 증가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공시했다.

국내 기업이 분기 영업이익 100조원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영업이익률도 55.1%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그러나 시장의 반응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반도체 업황 호조가 지속될 것이란 기대감이 유입됐지만, 다른 한편에선 재료소멸 인식에 따른 셀온(Sell-on·호재 속 가격하락)과 금리 등과 관련한 부담이 부각되며 시장을 억누른 모양새다.

시가총액 1위 삼성전자는 같은 시각 전장보다 0.65% 하락한 26만6천750원에 거래됐다. 주요 시가총액 상위 종목도 대부분 약세를 보인 가운데 SK하이닉스는 1.28% 오른 174만5천원으로 상대적으로 선방했다.

국내 증시를 압박한 요인 중 하나는 미국 국채금리의 가파른 상승이다.

간밤 뉴욕증시에서는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가 0.66% 하락했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와 나스닥 종합지수도 각각 0.22% 내렸다.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1.15% 떨어졌다.

10년물 국채 금리가 장중 5.36%를 넘어서며 2002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고 30년물 금리도 5.73%대까지 오르며 역시 24년 만의 최고 수준을 나타낸 것이 위험자산 투자심리에 찬물을 끼얹었다.

업계에선 글로벌 반도체 조정과, '삼전·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 출시에 따른 수급 충격으로 7월 한 달 사이에만 코스피가 20% 넘게 급락한 후유증이 여전히 상당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개인 투자자 상당수가 손실 구간에 접어든 가운데 외국인은 '팔자'를 지속하고, 연기금을 비롯한 기관도 매수여력이 제한되는 수급 공백 속에 여타 주요국 증시만큼의 회복 탄력성을 보이지 못해 왔던 까닭이다.

코스피는 전날 종가인 6,803.90을 기준으로 지난 6월 22일 기록한 전고점(9,114.55)보다 25.3%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

반면 지난 7월 29일 10,445.44까지 추락했던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현재 13,066.15로 전고점(6월 22일·14,655.29)과의 간격을 10.8%까지 좁혔다.

마찬가지로 7월 말 한때 39,384.85까지 내렸던 대만 가권 지수는 전날 종가 기준 49,806.37로 전고점(6월 23일·48,218.87)을 넘어섰으며, 올해 수익률은 70.95%로 코스피(61.45%)를 누르고 주요국 증시 중 1위에 올랐다.

증권가에서는 이날 삼성전자가 호실적을 내놓으면서 외국인 수급 개선의 신호탄이 될 것이란 기대감이 있었지만, 즉각적으로 흐름이 바뀔 정도의 영향이 나타나지는 않은 모양새다

이 시각 현재 유가증권시장에선 외국인과 기관이 6천630억원과 5천217억원을 순매도하고 있다. 개인과 기타법인은 8천723억원과 3천133억원을 순매수 중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속한 코스피 전기·전자 업종에서도 외국인과 기관은 3천640억원과 2천916억원 매도 우위이고, 개인은 3천520억원 매수우위다.

원화 강세와 미국 금리 상승에 대한 우려가 외국인이 선뜻 '사자'에 나서지 못하는 배경이 됐을 것으로 보이지만, 상장지수펀드(ETF) 리밸런싱(자산 재조정)과 옵션 만기 등의 영향도 있을 수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지난 6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총 운용자산(AUM)이 약 19조원에 달하는 반도체 ETF 7종이 8일 리밸런싱을 진행하면서 삼성전자에 대한 기계적인 매도 물량이 나올 수 있다고 분석했다.

또 8일은 옵션 만기일인데다, 그간 삼성전자 주가를 뒷받침했던 자사주 매입도 사실상 마무리되면서 주가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고 내다봤으나, 반도체 업황 자체는 견조하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