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일본 등 해외 작은 도시와 골목을 찾아다니던 2030세대의 여행 취향이 국내 소도시로 옮겨가고 있다. 제주, 부산, 경주 등 유명 관광지 대신 인구 10만 안팎의 비교적 한적한 도시에서 골목과 전통시장을 둘러보고 지역에서만 즐길 수 있는 음식과 문화를 경험하는 여행이 인기를 끌고 있다.
4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최근 인스타그램과 유튜브 등 소셜미디어(SNS)에서는 '공주 당일치기', '군산 뚜벅이 여행', '묵호 1박2일' 등 국내 소도시를 여행하는 콘텐츠가 잇따라 등장하고 있다.
충남 공주와 전북 군산, 강원 동해 등이 대표적인 여행지다. 사람들이 몰리는 유명 관광지를 둘러보는 대신 비교적 덜 알려진 장소를 직접 걷고 지역의 일상과 문화를 경험하려는 수요가 늘어난 것이다.
공주에서는 공산성과 제민천 등 구도심을 걸으며 주변 맛집과 상점을 찾아다니는 여행이 인기다. 군산에서는 근대 문화유산이 남아 있는 원도심과 오래된 가게를 둘러보고, 동해시 묵호에서는 논골담길과 항구 주변 골목을 걸으며 바다 풍경을 즐기는 식이다.
소도시에서만 접할 수 있는 음식과 상품도 젊은 여행객을 끌어들이는 요소로 꼽힌다.
인절미 발원지인 공주에서는 여러 유명 떡집을 찾아다니는 '떡집 순례'가 주목받고 있다. 이른바 '김피탕'(김치·피자·탕수육) 원조 가게와 지역 특산물인 밤을 활용한 티셔츠 등도 SNS를 통해 입소문을 타고 있다.
SNS 알고리즘을 통해 접한 지역 콘텐츠가 실제 방문으로 직결되기도 한다.
알고리즘을 통해 우연히 접한 지역의 소품점이나 독립서점, 맛집 등이 여행의 계기가 되고, 관심 있는 장소를 모아 자신만의 여행 코스를 만드는 사례도 늘고 있다.
전문가들은 청년층의 여행 패턴이 '단순 관람형'에서 '로컬 밀착형'으로 변화하고 있다고 진단한다.
과거에는 먹거리와 기념품이 여행 과정에서 이뤄지는 부수적인 소비였다면 최근에는 특정 음식이나 상품 자체가 여행의 목적이 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SNS에서 특정 맛집이나 상품이 주목받은 뒤 실제 방문으로 이어지면서 잘 알려지지 않았던 소도시 전체가 새로운 여행지로 떠오르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이홍주 숙명여대 소비자경제학과 교수는 "요즘 젊은 세대는 유명 관광지를 '보는 여행'보다 그 지역의 일상을 경험하는 여행을 선호하는 것 같다"며 "소도시는 이런 '로컬 경험'을 하기 좋은 공간"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