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 벨시 비트고(BitGo) 공동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는 "한국에서 기관이 규제 측면에서 믿고 의지할 수 있는 디지털자산 금융 기반을 구축 하겠다"고 3일 밝혔다. 수탁을 출발점으로 결제·거래·대출·스테이블코인까지 연결하는 '풀서비스 금융 인프라'를 한국에 구현하겠다는 청사진이다.
벨시 CEO는 한국경제TV와의 인터뷰에서 "최근 한국에서 라이선스를 승인받아 수탁과 금융 서비스를 들여올 수 있게 됐다"며 "3년에 걸친 준비 끝에 한국에서 사업을 시작하게 돼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그는 "기관이 원하는 것은 보안뿐 아니라 확장성과 명확한 규제 체계"라며 "비트고는 이런 필수 요건을 갖춘 금융 서비스 기반을 만들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한국 사업의 첫 축은 하나금융그룹과 SK텔레콤이다. 벨시 CEO는 "하나금융그룹은 비트고의 중요한 파트너이고, SK텔레콤도 참여하고 있다"며 "다음 단계는 이들과 함께 서비스와 상품을 서울과 한국 시장에 선보이고 사업을 성장시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디지털자산을 이미 다루는 기업뿐 아니라 이를 경험하지 않은 전통 금융회사와도 협력할 수 있다"며 "궁극적으로 많은 고객을 확보해 더 많은 파트너십과 기회로 이어지는 자립 가능한 사업을 만들겠다"고 했다.
그는 비트고를 단순 수탁회사가 아닌 금융 인프라 회사로 규정했다. 벨시 CEO는 "개인키를 직접 보관할지, 수탁기관을 활용할지 결정해야 한다"며 "비트고는 완전한 지갑 계층을 제공하고 이를 세계 각국의 수탁 법인에서 활용한다"고 말했다.
비트고는 미국·한국·독일·두바이·싱가포르의 수탁 체계를 '고 네트워크(Go Network)'로 연결하고 있다. 그는 "한국에 있는 이용자도 싱가포르나 미국의 이용자와 비트고 레일 위에서 결제할 수 있다"며 "여기에 트레이딩, 파생상품, 차입·대출, 스테이블코인 서비스를 결합한다"고 설명했다.
벨시 CEO는 디지털자산 산업의 다음 단계로 '프로그래밍 가능한 금융'을 제시했다. 그는 "암호화폐를 프로그래밍 가능하게 만든 데 이어 토큰화 주식, 스테이블코인, 뱅킹까지 프로그래밍 가능하게 만들고 있다"며 "이들을 조율하면 기존 금융에서는 할 수 없던 일이 가능해진다"고 말했다.
시장 전망에 대해서는 낙관적인 견해를 밝혔다. 벨시 CEO는 "법정화폐는 지출 확대와 인플레이션 위험에서 자유롭지 않다"며 "부동산·주식·비트코인처럼 희소한 디지털자산에 투자하려는 수요는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AI 산업에 집중됐던 대규모 자금도 포트폴리오 다변화 과정에서 비트코인과 다른 디지털자산으로 일부 이동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더리움과 탈중앙화금융(DeFi)은 제도권 편입 이후의 핵심 성장 분야로 꼽았다. 그는 "첫 단계는 디지털자산을 규제되고 이해 가능한 방식으로 안전하게 다루는 기반을 만드는 것"이라며 "그다음 단계가 스마트계약을 활용해 무엇을 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디파이"라고 말했다.
제도 정비는 기관 자금 유입을 촉진할 핵심 조건으로 꼽았다. 벨시 CEO는 "(디지털자산 관련) 블랙록, 피델리티, 모건스탠리, 씨티은행 등이 이미 상당한 투자를 하고 있다"며 "블록체인은 자산의 1대1 담보 여부를 수학적으로 증명할 수 있는 투명성을 제공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은 상대적으로 보수적인 금융시장인 동시에 일찍부터 디지털자산에 관심을 보여 온 역동적인 시장"이라며 "공정한 규제와 충분한 정보공시, 투자자 보호를 바탕으로 디지털자산 활용이 확대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