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 참겠다" 거리로 나온 고교생들…전국 시위 '들불' [글로벌 pick]

입력 2026-10-02 12:42
프랑스 고교생 시위 격화…하루만 2천명 체포 정부 '도시 폭력' 변질 판단…상당수 학교 온라인 수업 전환


교육 환경 개선을 요구하는 프랑스 고교생들의 시위가 전국으로 확산하고 있다. 일부 지역에서는 학교에 불이 나고 경찰과 학생들이 충돌하는 등 시위가 폭력적인 양상으로 번지는 모습이다.

1일(현지시간) 프랑스 경찰 등에 따르면 이날 하루 전국 고등학교 주변에서 약 900건의 시위와 학교 봉쇄 등이 이뤄졌다고 영국 BBC, 일간 가디언 등이 전했다.

시위 여파로 160곳 이상의 학교가 문을 닫았으며 파리와 제2의 도시 마르세유 등을 포함해 약 30개 대학 캠퍼스의 출입도 차단됐다.

현재까지 시위의 영향을 받은 고등학교는 프랑스 전체 3천700곳 가운데 1천27곳에 달한다.

프랑스 서부 낭트에서는 고등학교 두 곳에서 화재가 발생했으며, 북서부 루앙에서도 한 학교 입구가 불길에 휩싸이는 장면이 포착됐다.

시위가 격화하면서 대규모 체포도 이어지고 있다. 프랑스 내무부에 따르면 이날 하루 1천949명이 체포됐으며 시위가 시작된 이후 누적 체포자는 3천명에 달한다.

시위 진압 과정에서 학생들과 충돌해 다친 경찰관도 305명으로 집계됐다.

시위가 격화하자 마르세유와 스트라스부르 등 일부 지역에선 기물 파손과 폭력 위협, 시위대 이동을 차단하기 위한 조치로 대중교통 운행이 중단되기도 했다.

상황이 악화하자 프랑스 정부는 일부 시위가 '도시 폭력'으로 변질하고 있다고 판단하고 긴급 내각 회의를 소집했다. 장관들에게는 예정된 출장 일정을 취소하도록 지시했다.

세바스티앵 르코르뉘 총리실은 회의 후 "폭력 사태의 급증으로 공교육의 연속성을 유지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해졌으며, 교직원과 학생들이 위험에 노출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정부는 상당수 학교가 온라인 수업으로 전환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달 21일 파리 남동부 교외의 한 고등학교에서 시작된 이번 시위는 파리 지역으로 번졌다가 지난달 29일 전국적 양상으로 확산했다.

학생들은 과도한 수업 일정과 과밀한 학급, 만성적인 교사 부족, 노후화한 시설 등을 문제 삼으며 교육 환경 개선을 정부에 요구하고 있다.

학생 시위의 배경과 책임을 놓고 정치권에서도 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프랑스 정부와 극우 진영 일각에서는 급진 좌파 세력이 시위를 부추기고 있다는 주장을 제기했다.

극우 정당 국민연합(RN)의 대통령 후보인 마린 르펜 하원 의원은 앞서 "이것은 더 이상 고등학생들의 시위가 아니다. 이는 전문가들이 조직하고 굴복하지않는프랑스(LFI) 의원들이 지휘하는 폭동이다"라고 말했다.

이에 급진 좌파 진영의 대선 후보인 장뤼크 멜랑숑 LFI 대표는 비폭력 시위를 지지한다고 강조하면서도 좌파를 비난하는 건 시위의 근본적 원인을 해결하지 못할 것이라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