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패션 브랜드 무신사의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8조원 이상의 기업가치가 거론되고 있다. 다만 이를 정당화하기 위해 추가 실적 등이 확인돼야 한다는 진단이 나왔다.
조경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시장에서 언급되는 8조∼10조원의 기업가치는 현재의 이익수준보다는 향후 성장성과 플랫폼 가치가 상당부분 반영된 것이라고 2일 발간한 보고서에서 짚었다.
그는 "기업가치 8조원 가정시 2025년 실적 기준 EV/GMV(상품거래대금 대비 기업가치) 1.6배, EV/Sales(매출 대비 기업가치) 5.5배, EV/EBITDA(상각전 영업이익 대비 기업가치) 약 34.5배에 해당한다"고 계산했다.
또한 동종기업 밸류에이션을 역산해 볼 경우 적용하는 지표에 따라 기업가치 추산치의 차이가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글로벌 이커머스 및 의류산업 동종기업의 EV/EBITDA 등을 적용하면 무신사의 적정 기업가치는 1조6천억∼6조4천억원 수준으로 산출된다. 그러나 거래액 및 매출 기반 멀티플을 적용하면 7조6천억∼9조원까지 밸류에이션이 확대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8조원 이상의 기업가치를 정당화하기 위해서는 추가적인 실적 또는 사업구조의 확인이 필요하다"고 단서를 달았다.
조 연구원은 "우선 무신사 스탠다드 등 자체브랜드(PB) 사업과 플랫폼 사업 매출 및 이익 기여도가 구분되어 확인될 경우, 각 사업의 수익성과 성장성에 따라 차별적인 멀티플을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플랫폼 부문의 높은 수익성이 확인된다면 순수 리테일 기업보다 높은 플랫폼 멀티플을 적용할 수 있는 근거가 강화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덧붙였다.
또 "2026년 투자 확대에 따른 수익성 둔화 이후 2027년 영업이익과 EBITDA가 의미 있게 반등하는지가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여기에 해외 GMV(상품거래대금)와 매출 성장, 글로벌 고객 및 브랜드 확대가 확인될 경우 국내 패션 커머스 기업이 아닌 글로벌 성장 플랫폼으로서의 프리미엄을 일부 인정받을 여지가 있다"고 짚었다.
지난달 7일 한국거래소에 코스피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한 무신사가 2027년 상반기 상장할 것으로 시장은 예상하고 있다.
2025년 연결 기준 매출액은 1조4천679억원으로 전년 대비 18.1% 증가했다. 영업이익과 EBITDA는 1천405억원과 2천322억원으로 각각 36.6%와 29.6% 증가했다.
2026년 상반기 연결 실적의 경우 매출은 8천217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2.5%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523억원으로 11.2% 감소했다. 이는 해외 사업, 물류 및 오프라인 확장 등에 따른 비용 증가가 원인으로 지목된다.
지난달 중국계 패스트패션 브랜드 쉬인이 과거 사모시장에서 평가됐던 기업가치 대비 75% 낮은 수준으로 홍콩 증시에 상장됐다. 쉬인의 거래 첫날 주가도 9%가량 하락하면서 글로벌 패션 커머스 기업에 대한 IPO 시장의 밸류에이션 기준이 전보다 낮아졌다.
조 연구원은 이를 지목하며 "외부 시장 환경은 다소 보수적"이라고 평가했다.
조 연구원은 "이에 따라 무신사의 IPO 과정에서도 거래액 성장이나 시장점유율보다는 이익 성장의 지속성, 플랫폼과 PB 사업의 수익성, 글로벌 확장에 따른 추가 성장 가능성을 확인해 나가야 할 것으로 판단한다"고 조언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