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앱 수수료 규제 신중해야…이해관계자 악순환 우려"

입력 2026-10-01 15:40


정부가 배달플랫폼의 수수료 규제를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소상공인과 라이더, 소비자 등 이해관계자들에게 비용이 전가되는 악순환이 우려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직접적인 가격 규제보다는 이해관계자들에게 풍선효과로 나타날 부작용들을 최소화하는 정책 고민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정보통신정책학회와 한국경쟁법학회는 지난달 30일 '플랫폼 수수료 규제의 쟁점: 타당성과 효과를 중심으로' 공동세미나를 개최했다.

최요섭 한국외국어대학교 국제지역대학원 교수는 이날 주제발표를 통해 국내 주요 배달앱은 해외 사례에서 볼 수 있는 '가격 남용'이 성립되지 않는다고 봤다.

최 교수는 "유럽연합 판례에 따르면 경쟁법상 착취남용으로서 '가격 남용'이 성립하기 위해서는 부과된 가격이 정당한 경쟁 상황에서의 예상 가격 대비 지나치게 높으면서 그 자체로 불공정하거나, 동종유사 상품의 가격과 비교했을 때 현저히 불공정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업계에서도 국내 배달앱의 수수료 수준이 해외 배달플랫폼이나 국내 유사 플랫폼, 타 유통서비스 산업과 비교해도 불공정하게 높은 수준이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공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플랫폼은 다면시장인 동시에 적정 가격을 정확히 알기도 어려워 가격남용 행위를 규정하기 쉽지 않다"며 "가격상한 설정의 문제는 적절한 가격 수준에 대한 논란이 있을 수 있고, 소비자 혜택 감소 등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정부가 직접 가격을 결정하는 사전규제를 도입할 경우 풍선효과가 우려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최 교수는 "사전규제와 같은 특별규제를 통해 가격남용을 규율할 경우, 소비자 비용 전가, 혁신 저해 및 투자유인 감소 등 다양한 역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며 "이용사업자를 보호하기 위해, 최종이용자인 소비자에게 비용을 부담시키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다.

토론에 참여한 홍대식 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해외의 경우 배달앱 수수료를 규제하니 플랫폼들이 수익 보전을 위해서 규제가 있는 지역의 음식점들을 덜 노출하는 등 규제회시가 일어나는 사례가 있다"고 언급했다.

옥경영 숙명여대 소비자경제학과 교수는 "소상공인 보호에만 집중할 경우 플랫폼 수익 손실은 소비자 혜택 감소나 서비스 품질 저하를 유발할 수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 같은 부작용이 예상되는 만큼 수수료 규제에 대한 실효성을 제대로 따져봐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정수정 중소벤처기업연구원 실장은 "사전에 규제를 하는 것이 당장은 해결되는 것처럼 보여질 수 있지만 한편으로 규제를 회피할 우려도 있어서 실효성이 있을지 의문"이라며 "입법 규제보다 플랫폼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높이는 방향이 더효율적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하명진 한국온라인쇼핑협회 사무국장은 "수수료의 수준과 부과 방식을 일률적으로 규제하면 비용이 사라지는 대신 부담의 위치가 바뀌고 서비스와 투자, 경쟁이 위축될 수 있다"며 "수수료라는 숫자를 낮추는 정책보다 소비자는 합리적인 비용으로 이용하고, 음식점은 주문과 수익을 확보하며, 라이더는 안정적으로 일할 수 있는 시장을 만드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