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원그룹이 'K-뷰티 1세대' 참존 인수에 나서면서 업계의 시선이 참존 인수 이후로 향하고 있다.
단순히 화장품 브랜드 하나를 사들이는 것이 아닌 동원그룹이 수년간 두드려 온 바이오 사업과 연결해 뷰티·바이오를 새로운 성장축으로 키우기 위한 포석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필러·스킨부스터 기업 대표 영입…6개월 뒤 '참존'
1일 업계에 따르면 동원그룹은 식자재 유통 계열사 동원홈푸드를 통해 기업회생절차를 밟고 있는 화장품 업체 참존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동원홈푸드는 서울회생법원 관리 아래 진행되는 참존 매각에서 조건부 인수예정자로 선정됐다. 향후 공개입찰에서 더 좋은 조건을 제시하는 원매자가 나타나지 않으면 법원 허가 등을 거쳐 최종 인수가 이뤄지는 구조다. 거래 금액은 수백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주목되는 것은 참존 인수에 앞선 동원그룹의 인사다. 앞서 동원산업은 올해 초 남택종 전 알에프바이오 대표를 경영전략담당 상무로 선임했다. 남 상무는 서울대 약학부 석사 출신으로 알에프바이오 대표를 지냈다. 알에프바이오는 필러와 스킨부스터 등 메디컬 에스테틱 제품을 생산하는 기업이다.
남 상무가 동원그룹에서 맡은 업무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남 상무는 그룹의 신사업 발굴과 M&A 전략기획 등을 담당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동원그룹도 이번 인사를 두고 김남정 회장 체제에서 신사업과 대형 M&A 등 전략 과제를 담당할 컨트롤타워를 강화하기 위한 취지라고 설명했다. 인사가 이뤄진 지 불과 수개월 만에 실제 화장품 업체 인수 작업이 본격화된 셈이다.
참존은 지난 1984년 설립돼 40년 이상 기초화장품을 개발해온 기업이다. 최근 브랜드 경쟁력 약화와 경영난으로 회생절차에 들어갔지만 화장품 연구개발(R&D) 역량과 생산시설 등을 보유하고 있다. 인수가 최종 성사되면 동원은 단숨에 화장품 브랜드뿐 아니라 관련 연구개발과 생산 기반까지 확보할 수 있게 된다.
▲3년 전엔 '백신' 두드렸다…보령바이오파마 인수 추진
동원그룹의 바이오 사업에 대한 관심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동원산업은 2023년 보령바이오파마 인수를 추진했다. 당시 보령파트너스와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단독 실사까지 진행했지만 약 한 달 뒤 우선협상권이 해지되면서 거래가 최종 무산됐다.
이후 눈에 띄는 대형 바이오 M&A가 없었던 동원그룹이 3년만인 올해 바이오업계 출신 전문가를 영입하고 다시 신사업 발굴에 나선 것이다. 과거 검토 대상이 백신을 주력으로 하는 바이오기업이었다면 이번에는 소비자와 직접 접점이 있는 화장품 기업이라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참존 인수로 동원그룹이 확보할 수 있는 자산 역시 단순 브랜드에 그치지 않는다. 참존은 기초화장품과 마스크 등 스킨케어 제품군과 자체 브랜드, 온라인 판매채널 등을 갖추고 있다. 화장품 생산시설까지 확보할 경우 향후 새로운 제품이나 브랜드를 추가할 수 있는 기반으로 활용할 여지도 있다.
이정환 한양대 경제금융학부 교수는 "참존 인수는 기존 브랜드의 가치를 높이는 데 더해 연구개발과 생산 기반을 확보해 새로운 뷰티 사업을 키우려는 전략으로 볼 수 있다"며 "이를 기능성 소재와 효능 중심의 제품 개발로 연결한다면 화장품과 바이오의 접점을 넓히는 발판이 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이어 "인수 후 성패는 자본 투입 자체보다 기술을 차별화된 제품과 실제 매출로 연결하는 역량에 달려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동원그룹은 현재 참존 인수 절차가 진행중이며, 구체적으로 확정된 것은 없다는 입장이다.
▲김남정 체제 첫 M&A…'참치 다음 먹거리' 시험대
무엇보다 동원그룹의 참존 인수 추진은 김남정 동원그룹 회장에게도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만약 인수가 최종 성사되면 지난 2024년 3월 김 회장 취임 이후 첫 외부기업 M&A가 된다.
동원그룹은 과거에도 M&A를 통해 사업 영역을 넓혀왔다. 지난 2008년 경영난을 겪던 미국 참치 브랜드 스타키스트를 인수했고, 이후 포장재와 물류 등으로 사업을 확대했다. 김 회장 역시 부회장 시절 여러 M&A 과정에 참여했다.
이번엔 대상이 K-뷰티다. 지난 2023년 바이오기업 인수 추진, 올해 바이오·메디컬 에스테틱 전문가 영입, 그리고 참존 인수 추진으로 이어지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참존이 동원그룹의 새로운 화장품 브랜드 하나로 끝날지, 아니면 뷰티와 바이오를 잇는 새로운 사업의 출발점이 될지는 아직 알 수 없다.
하지만 참존 인수 이후 동원이 꺼낼 '두 번째 카드'가 무엇인지가 이번 거래 자체만큼 중요해지고 있다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