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의 미국 손자회사 솔리다임이 미국 증시 상장을 추진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소액주주 플랫폼 액트가 상장 계획 재검토를 요구하고 나섰다. 자회사 상장이 현실화할 경우 솔리다임의 성장 가치가 외부 주주에게 분산돼 모회사인 SK하이닉스 주주의 경제적 이익이 줄어들 수 있다는 주장이다.
액트는 솔리다임 상장이 SK하이닉스 등 기존 주주가치를 훼손할 우려가 있다며 SK하이닉스 이사회에 상장 추진을 재검토할 것을 요구했다고 1일 밝혔다.
앞서 로이터통신은 지난달 25일(현지시간) 솔리다임이 이르면 내년 미국 증시 상장을 목표로 주관사 선정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당시 기업가치는 최대 1,500억달러, 공모 규모는 약 150억달러 수준으로 거론됐다.
액트는 자회사 상장 과정에서 외부 투자자에게 신규 주식이 발행될 경우 SK하이닉스의 지분이 희석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 솔리다임의 기업가치가 향후 상승해도 그 일부가 신규 투자자에게 귀속되면서 기존 주주가 누릴 수 있는 가치가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솔리다임 상장 가능성이 알려진 후 첫 거래일인 지난달 28일 SK하이닉스 주가는 5.05% 하락한 176만 8천 원에 거래를 마쳤다. SK스퀘어와 SK㈜도 장중 각각 7%, 5% 넘게 하락했다. 액트는 금리 상승 등 다른 외부 변수와 함께 솔리다임의 별도 상장에 대한 지분 희석과 모회사 할인 우려가 주가 약세 요인으로 지목됐다고 설명했다.
액트는 상장 가능성이 본격적으로 거론되기 전부터 SK하이닉스 이사회에 관련 문제를 제기해왔다. 지난달 21일 주주들의 전자서명을 받아 주주서한을 보내고 외부 자금 조달이 필요한 이유와 자체 자금·차입을 활용할 경우의 차이 등을 검토해 설명할 것을 요구했다. 대규모 자기주식 소각 과정에서 제시한 주주가치 제고 원칙을 솔리다임의 자본정책에도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액트 기업지배구조연구소는 국내 중복상장 관련 가이드라인을 해외 시장에 상장하는 자회사에도 적용할 수 있는지 한국거래소에 질의할 계획이다. 상장이 확정되기 전 투자 유치나 주관사 선정 단계에도 모회사 이사회의 주주 보호 의무가 적용되는지도 문의할 예정이다.
조대현 액트 기업지배구조연구소 전문위원은 "회사는 상장이 확정되지 않았다고 하지만 준비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는 보도가 이어지고 있고 그동안 주주는 이사회가 무엇을 검토하는지 알 수 없다"며 "이사회가 언제부터 주주 영향을 평가해야 하는지 거래소가 분명히 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액트는 향후 주주가치 보호 방안이 마련되지 않은 채 솔리다임 상장 절차가 진행될 경우 한국거래소에 주주 연명 탄원서를 제출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SK하이닉스 등 모회사 이사회가 주주 영향 검토와 보호 절차를 적절히 이행했는지 확인하고 필요한 조치를 요구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