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형주 '3분기 9%p 격차' 코로나 이후 최악…금리 발작 속 월가 픽은?-[글로벌 IB리포트]

입력 2026-10-01 07:02
수정 2026-10-01 07:02


미국 중소형주가 이번 분기 들어 대형주보다 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러셀2000과 S&P500의 분기 수익률을 비교하면 격차가 더욱 뚜렷하다.

두 지수의 수익률 차이가 0보다 높으면 러셀2000의 성적이 더 좋았다는 뜻이고, 0보다 낮으면 S&P500보다 부진했다는 의미다. 올해 3분기 러셀2000의 수익률은 S&P500보다 9%포인트 이상 낮았다.

이대로 분기를 마치면 코로나19가 확산했던 2020년 1분기 이후 러셀2000이 S&P500에 가장 크게 뒤처진 분기가 된다.

중소형주가 올해 내내 부진했던 것은 아니다. 러셀2000은 연초와 비교하면 여전히 13% 넘게 올라 있다.

올해 앞선 기간에 쌓아온 상승분을 3분기에 일부 반납하는 흐름이다. 연간 수익률은 플러스를 유지하고 있지만, 최근에는 대형주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약한 모습을 보인 것이다.

CFRA의 샘 스토벌 전략가는 중소형주의 발목을 잡은 핵심 요인으로 금리를 꼽았다.

기업이 사업을 확대하려면 공장을 늘리거나 직원을 새로 채용하는 데 자금이 필요하다. 이를 차입으로 마련하는 기업은 금리가 오를수록 이자비용도 늘어난다.

특히 중소기업은 대기업보다 차입에 의존하는 경향이 있어 금리 상승의 부담을 더 크게 받을 수 있다.

그렇다고 금리가 안정될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 유일한 선택지는 아니라는 게 최근 월가의 시각이다. 증권사들은 현재 주가가 이익에 비해 매력적인지, 회사의 사업이 개선되고 있는지, 새로운 고객과 계약을 확보할 가능성이 있는지를 중심으로 개별 종목을 평가하고 있다.

파크 호텔스, 이익 대비 매력적인 주가

레이먼드 제임스는 호텔과 리조트 부동산을 보유한 리츠인 파크 호텔스 앤 리조트 (PK)의 투자의견을 ‘시장수익률’에서 ‘강력매수’로 올리고 목표주가 19달러를 제시했다.

같은 호텔업종에 속한 RLJ 로징 트러스트 (RLJ)의 투자의견은 오히려 ‘시장수익률’로 낮췄다. 두 종목 모두 올해 약 50% 올랐지만, 레이먼드 제임스는 파크 호텔스에 추가 상승 여력이 더 많이 남아 있다고 판단했다.

근거는 두 가지다. 현재 주가가 회사가 벌어들이는 이익에 비해 저렴하고, 내년에 이익 성장을 이끌 수 있는 회사 자체의 요인도 더 뚜렷하다는 분석이다.

주가가 이미 많이 올랐다는 사실만으로 판단하지 않고, 앞으로 벌어들일 이익과 비교해 현재 가격이 어느 수준인지를 따져본 것이다.

텔레플렉스, 경영진 변화와 실행력 개선 주목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의료기기업체 텔레플렉스 (TFX)의 투자의견을 ‘중립’에서 ‘매수’로 올리고 목표주가 158달러를 제시했다.

이번 평가에서는 새로운 경영진과 사업 실행력의 변화가 핵심으로 꼽혔다.

경영진이 새로운 계획을 제시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를 실제 사업에서 얼마나 제대로 실행하는지가 기업 실적을 좌우한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텔레플렉스가 계획을 실행하는 능력에서 개선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러한 변화가 계속된다면 시장이 텔레플렉스에 부여하는 기업가치도 높아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레지디오, 분사 이후 단순해진 사업구조

에버코어ISI는 주거용 센서와 제어장치를 만드는 레지디오 테크놀로지스 (REZI)에 대해 ‘시장수익률 상회’ 의견과 목표주가 30달러를 유지했다.

레지디오는 분사 이후 주거용 센서와 제어장치 사업에 집중하면서 사업구조가 이전보다 단순해졌다.

에버코어ISI는 독립 회사 기준 레지디오의 조정 상각전영업이익(EBITDA) 마진이 20%를 넘는다는 점에 주목했다. 회사가 외부 환경에만 의존하지 않고 자체적인 사업 개선을 통해 실적을 끌어올릴 여지도 있다고 평가했다.

텔레플렉스에서는 경영진의 실행력을 주목했다면, 레지디오에서는 분사 이후 정리된 사업구조와 높은 수익성을 긍정적으로 본 것이다.

부다 주스, 텍사스 넘어 유통망 확대 기대

로스MKM은 주스업체 부다 주스 (BUDA)에 대한 분석을 시작하면서 ‘매수’ 의견과 목표주가 12달러를 제시했다.

로스MKM이 주목한 부분은 기존 사업모델을 다른 지역으로 확대할 가능성이다.

부다 주스는 생산 단계부터 매장에 진열될 때까지 냉장 상태를 유지한 신선한 주스를 대형 마트에 공급한다. 로스MKM은 회사의 기반 시장인 텍사스에서 제품이 좋은 판매 성과를 내고 있다는 점을 짚었다.

최근 기업공개를 통해 사업 확장에 필요한 자금도 확보했다. 텍사스에서 성과를 낸 유통 방식을 다른 지역과 유통업체에서도 재현할 수 있다는 평가다.

약한 업종 안에서도 기업별 기회는 달라

금리 상승은 차입 의존도가 높은 중소기업 전반에 부담을 주고 있다. 하지만 월가는 중소형주를 하나의 묶음으로 평가하기보다 개별 기업이 가진 변화의 가능성을 살펴보고 있다.

파크 호텔스에서는 현재 주가와 내년 이익 성장 요인을, 텔레플렉스에서는 경영진의 실행력 개선을 주목했다. 레지디오에서는 분사 이후 단순해진 사업구조와 수익성을, 부다 주스에서는 새로운 지역과 유통업체로 사업을 확대할 가능성을 높게 평가했다.

중소형주 전체의 부진이 이어지는 상황에서도 기업의 자체적인 변화와 성장 여력에 따라 투자 기회는 달라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오은비 외신캐스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