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경석 두나무 대표가 "기존 금융질서에 도전하며 등장한 블록체인이 이제는 기존 금융이 활용하는 새로운 인프라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이 디지털자산 역량을 세계와 연결하면 글로벌 디지털 금융 허브로 나아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오 대표는 30일 서울 광진구의 한 호텔에서 열린 '코리아 블록체인 위크(KBW)' 기조연설에서 이 같은 변화를 '블록체인의 역설'이라고 불렀다. 그는 "미국은 블록체인을 경계하다가 이제는 자국 통화와 금융시장을 디지털 세계로 넓히는 길로 활용하기 시작했다"고 했다. 달러 스테이블코인이 커질수록 준비자산인 달러와 미국 국채 수요도 함께 늘어난다는 설명이다.
오 대표는 금융 현장의 변화가 예상보다 빠르다고 짚었다. 비자와 마스터카드는 스테이블코인을 결제와 정산에 쓰고 있고, JP모간은 블록체인을 실제 금융 인프라에 적용하고 있다. 로빈후드는 토큰화와 자체 블록체인으로, 코인베이스는 주식·파생상품·결제·대출로 사업을 넓히고 있다.
그는 "출발점은 달라도 향하는 곳은 같다"며 "사람과 돈이 모이는 시장을 먼저 만드는 곳이 다음 시대의 표준을 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규제의 흐름도 달라졌다고 봤다. 오 대표는 "과거에는 디지털자산을 어떻게 통제할지가 중심이었다면 이제는 무엇을 어떻게 허용할지가 중요해졌다"고 했다. 한국에 대해서는 "이용자와 유동성, 운영 경험에서 세계적인 역량을 갖췄지만 그 힘은 아직 국내에 머물러 있다"고 진단했다.
해법으로는 글로벌 자본이 안심하고 들어올 수 있도록 예측 가능한 진입 경로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들어온 스테이블코인 자금이 원화와 자유롭게 교환되고 결제·투자로 이어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두나무의 전략도 소개했다. 업비트는 커스터디 사업으로 고객 층을 법인과 기관까지 넓혔다. '업비트 글로벌'을 통해서는 싱가포르·인도네시아·태국에서 거래소 운영을 기술 지원하고 있다. 네이버파이낸셜과의 포괄적 주식교환 계약에 대해서는 "결합이 이뤄지면 웹3 금융 인프라와 웹2의 사용자·결제·플랫폼을 연결할 수 있다"며 "연결을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는 체급을 갖춘 금융 인프라로 성장하는 것, 이것이 만들고자 하는 연결"이라고 설명했다.
이 밖에 기와체인과 온체인 인증 체계 '도장', 프라이버시 기술 '보자기'를 묶어 금융회사가 활용할 공통 인프라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오 대표는 "두나무는 한국과 세계를 잇는 온체인 금융 인프라로 가능성을 현실로 만들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