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 극장가에서 흥행 선두를 달린 영화 '암살자(들)'(감독 허진호)이 네이버 네티즌 평점에서는 2점대에 머물며 엇갈린 평가를 받고 있다. 작품의 전개와 재미를 지적하는 혹평에 더해 1974년 육영수 여사 피격 사건을 재구성한 방식을 둘러싼 역사 왜곡 논란까지 겹치면서다.
29일 네이버에 따르면 '암살자(들)'의 네티즌(누리꾼) 평점은 10점 만점에 2.2점을 기록하고 있다. 약 5만5,000명이 평가에 참여한 가운데 1점 평가가 압도적으로 많은 모습이다. 추석 연휴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한 흥행 성적과는 상당한 온도 차를 보이고 있다.
온라인 평점란의 반응은 차갑다. 네티즌들은 "완전 지루하고 노잼", "내 시간과 돈이 아깝다", "시간 암살 당했다", "흐지부지하게 끝나는 결론" 등 영화의 전개와 재미를 두고 불만을 쏟아냈다.
일부 네티즌은 정우성, 배성우, 엄태웅 등 과거 사회적·개인적 논란이 불거졌던 배우들이 특별 출연한 점을 두고 부정적인 평가를 남기기도 했다.
역사적 사건을 재구성한 방식을 문제 삼는 반응도 이어졌다. "대체 무슨 생각으로 만들었냐", "조심스러워야 할 문제", "음모론을 영화로 만드는 게 불쾌하다" 등 영화의 설정에 대한 비판이 나왔다. 반면 "콘텐츠적 재미는 보장된다", "창작자의 표현의 자유를 존중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암살자(들)'은 1974년 8월 15일 발생한 육영수 여사 피격 사건의 의혹과 배후를 추적하는 작품이다. 영화가 사건의 배후를 명확하게 지목하지는 않지만, 극 중 일부 인물이 당시 박정희 대통령 측이나 중앙정보부가 사건을 계획했을 가능성을 가설로 제기하는 장면이 담기면서 역사 왜곡 논란이 불거졌다.
실제 관람객 평가와 온라인 네티즌 평점 사이에도 차이가 나타나고 있다. 실제 관람객 평점은 10점 만점에 8.3점이지만 관람 여부와 관계없이 참여할 수 있는 누리꾼 평점은 2.2점에 그쳤습니다. 지난 28일 기준 CGV의 실제 관람객 평가를 기반으로 한 에그지수는 92%를 기록한 반면, 당시 네이버 네티즌 평점은 10점 만점에 2.4점에 그쳤다.
논란은 영화계 밖으로도 번지고 있다. 의사이자 방송인, 의학전문기자 출신인 홍혜걸은 페이스북을 통해 "아직 유족도 살아있는데 억지 음모론으로 인구 절반이 존경 내지 인정하는 고인을 모독하는 게 옳은가"라고 비판했다. 정치권에서도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와 유영하·나경원 의원 등이 영화의 역사적 재구성 방식을 공개적으로 문제 삼았으며, 개혁신당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허진호 감독은 앞서 영화 개봉을 앞두고 진행한 인터뷰에서 "이제까지 감춰졌던 진실이나 배후를 밝혀내는 영화로 접근하지는 않았다"며 "진실을 추적하는 과정에서 그 시대를 살았던 인물들의 감정을 표현해보고 싶었다"고 연출 의도를 설명했다.
다만 흥행세는 이어지고 있다.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암살자(들)'은 지난 24일부터 27일까지 추석 연휴 나흘간 140만7,000여 명을 동원하며 연휴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다. 27일까지 누적 관객 수는 156만6,222명으로 집계됐다.
29일 오전 공개된 28일 일별 박스오피스에서는 '타짜: 벨제붑의 노래'가 '암살자(들)'을 제치고 1위로 올라섰으며, '암살자(들)'은 개봉 후 이어온 5일 연속 정상 행진을 마치고 2위로 내려왔다. 다만 개봉 첫 주 추석 연휴 박스오피스에서는 '암살자(들)'이 1위를 기록하며 흥행 우위를 보였다.
(사진 = 네이버, 하이브미디어코프, 박정희대통령기념재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