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제 퇴거 외국인에 한끼 7천원"…당국, 고심 하는 까닭

입력 2026-09-27 10:11
수정 2026-09-27 11:26
출입국당국, 강제 퇴거자 식사 수준 놓고 고민 기내식 도시락·간편식 등 방안 추진 중 예산·보안 문제 등 우려도


인천국제공항에서 강제 퇴거를 앞둔 외국인에게 어느 수준의 식사를 제공해야 할지를 두고 출입국당국이 고심하고 있다.

27일 출입국당국에 따르면 법무부 인천공항출입국·외국인청은 인천공항을 통해 출국하는 강제 퇴거자를 대상으로 기내식용 도시락을 제공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불법 체류가 확인된 강제 퇴거자들은 통상 각 출입국외국인사무소에서 기본 처분을 받은 뒤 인천공항으로 이송되며, 출국 전까지 별도 대기실에 머물게 된다.

인천공항출입국청은 그동안 출입국사무소에서 지원해온 빵과 음료 대신 자체적으로 식사를 제공하는 방안을 추진하면서 기내식용 도시락이 가장 적합한 조건을 갖췄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본적인 품질과 반입 절차, 문화적 다양성 등을 두루 고려했을 때, 한 끼에 6,910원인 기내식 도시락이 합리적인 선택지라는 것이다.

이미 인천공항에서는 입국 목적을 제대로 소명하지 못해 송환 대기실에서 출국을 기다리는 외국인들에게 예외적으로 기내식용 도시락이 제공되고 있다.

인천공항출입국청은 이 같은 식사를 강제 퇴거자에게도 동일하게 반입할 수 있도록, 인천공항본부세관의 허가 절차를 진행 중이다.

샌드위치나 햄버거처럼 비교적 간편한 음식을 제공하는 방안도 여전히 검토 대상이다.

다만 입국이 거부된 외국인과 마찬가지로 불법 체류자에게도 기내식을 제공하는 방안을 두고 조직 내부의 반발도 만만치 않다.

현장 근무자들 사이에서는 기내식과 함께 나오는 식기류가 흉기로 악용될 가능성, 밀폐된 공간에서 음식이 변질되는 등의 상황을 우려하고 있다.

무엇보다 단가 7,000원에 달하는 기내식을 불법 체류자에게 제공하는 것 자체가 왜곡된 인식을 심어주고 법 집행의 엄격성을 무너뜨린다는 주장도 나온다.

인천공항출입국·외국인청 관계자는 "비행기를 타기 전까지 국가가 신병을 책임지는 상황이라면 적정 수준의 끼니를 제공할 필요가 있다"며 "여러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